모모짱님의 글에 답글을 달다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따로 글 올립니다.
저도 젬마라는 세례명을 갖고 살아 온 것이 25년 되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때 주님을 알고 결혼도 같은 신앙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을 만나 중간중간 냉담한 적도 있었지만 아주 주님의 끈을 놓고 산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운이 좋았는지 늘 성직자들로부터 좋은 것을 보았고 그 때문에 종교를 싫어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하면서 회의를 느낀 적은 정말 많았습니다.
주님은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 즉 약자들 편에 서서 살았으며 그렇게 희생되셨는데 지금 교회는(어느 종교든 비슷한 면이 많아보입니다만...) 그렇게 가진 것 없는 자들의 것은 아닌 것 같아보입니다.
정말 가난한 사람들은 돈이 없어 신앙생활도 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고단한 영혼 쉴 수 있는 그런 하느님의 품을 기대하고 교회앞에 서성거려보지만 많은 사람들은 더 잘나고 더 부유한 사람들의 화려한 웃음 뒤로 숨어들게 됩니다. 초라한 마음 상처만 더 받게 되구요.
저도 한 때는 꼭 성당에 나가야만 하는 것인가, 이 곳에 정말 주님이 계신 것인가 의문을 가졌습니다. 인간을 보지말고 주님을 보며 신앙생활을 하라고 하지요.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길에 가다가도 묵주반지 낀 사람들만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싶고 반가운 마음에 손 내밀고싶어집니다. 그러나 묵주반지 낀 손으로 잘못 행동하고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자꾸 이게 아니다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아집니다.
물론 저 스스로도 주위 사람들 앞에서 모범이 되는 사람인지 자문해보면 부끄러움만 가득하지만요.
사실 성직자들은 우리처럼 일반적인 생활을 하지 않기에 평신도들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분들은 모든 신경이 신앙으로만 촉수를 뻗치고 있어 우리들도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때론 무리한 부탁도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거구요.
아마 혼자 살아가시는 분들이라 자신도 모르는 자기고집이 생길 수도 있겠지요. 우리도 그런 입장을 좀 배려한다면 덜 서운하게 생각될거예요.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신앙의 끈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사실 그런 세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마음으로 속상해하고 고민하면서 개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움직임이 공동체 안에서 계속 일어난다는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은 고여있을 때 썩게되지요. 그러나 천주교회의 물은 고여있질 않고 끊임없이 정화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실망스럽다고 떠나지마시고 오히려 굳게 자리를 지키며 조금씩 변화시켜나가는 노력을 함께 해야겠지요.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 바로 희망이니까요.
한 신부님 이야기를 잠시 할게요.
젊은 신부님이셨는데 교무금도 많이 내지마라. 감사헌금도 많이 내지마라. 그 돈을 차라리 주위의 가난하고 헐벗은 이웃을 위해 사용하라.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일에 쓰이는 것이다.
한 가정안에 신앙이 나뉘어져있다면 우선은 가정을 우선시하라. 모든 근본은 가정이다. 신앙은 궁극적으로 서로 사랑하는데 있다. 신앙으로 인해 가정이 깨지고 사랑이 깨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신앙이 아니다. 가정을 지키고 사랑을 행하는 마음이 있는한 언제나 신앙 속에 사는 것이다. 그래서 시부모님이 불교나 개신교라면 그리고 그분들이 그 종교를 강요한다면 우선은 그 신앙을 따르고 자신의 마음 속에는 자신만의 믿음을 지켜나가라 그렇게 말씀하셨답니다. 백프로 신부님의 말씀이 옳다고 주장할 순 없지만 전 신부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참 마음이 편안해졌답니다.
그렇게 마음먹으면 종교로 인해 서로를 다치게 하는비극은 없었을테지요.
그냥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몇자 적으려했는데 정말 글이 길어졌네요.
어떤 종교를 가지든 선하게 살고 사랑하며 산다면 결국은 한 믿음 아닐까요?(이건 어다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고민하는 모모짱님을 뵈니 반가운 맘에 못난 생각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