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사이에 예정되어진 만남...
우리는 이것을 흔히 말하는 인연이라고 하는 것일까 ?
난 인연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인연 이라는 것이 있기는
있는것 갔기도 하다...
우리 부부는 1998년 이른봄에 만나 1999년 가을에 결혼했으니 1년 반만에 결혼한 셈이다.
당시 내 나이가 서른, 남편은 서른하나 였다.
굳이 우리를 연결해준 중매장이를 말하라면 'pc통신 나우누리' 라고나 할까...
(pc 통신 나우누리를 통해 만났으니..)
98년 당시 인터넷을 통해 제일먼저 쉽게 알게된 pc통신!
지금은 여러 메신저나 대화방을 통해 채팅을 하지만, 그 당시엔 나우누리 ,하이텔 같은
pc 통신을 통한 인터넷 대화가 많았고, 거기서 알게된 사람들을 통신친구라고 불렀다.
아무튼 우연히 같은 대화방에서 여럿이 대화를 나누다 마지막까지 같이
남아 있게된 나와 남편...우리의 첫 만남 이었다.
종교가 같았고(기독교), 생각하는 공감대가 많이 비슷해서 그랬는지 편하게 대화를
나누었던것 같다.
다음에 또 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다음날 우린 또 다른 대화방에서 반갑게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 몇번을 pc통신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후 우린 통신친구가 되었고, 남편의
제안으로 정해진 시간에 정팅을 하게 되었다.
늘 한가지 주제를 정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남편이 대화를 리드해 나갔고,
어느날 부터는 남편이 내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컴을 켜고 나우누리로 들어가면 "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라는 메세지와 함께 남편이
보낸 편지가 와 있었다.
좋은글들과 자신이 직접 쓴 시도 보내도 주고 했었는데....
(그때 남편이 편지 쓰려고 몇시간씩 자료실과 여러 책들을 뒤져가며 좋은글 찾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ㅋㅋ)
지금은 그 편지를 프린트 해서 화일에 정리해 끼워 놓고 가끔씩 읽어보고 있다.
(100통은 채 안되고 60-70통 되는것 같다)
나중에 딸에게도 보여줘야징...
남편에게 그때의 그 편지들을 보여주면 굉장히 쑥스러워 한다.
그렇게 두달이 좀 넘게 우린 매일 컴을 통해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어느날 남편이
한번 만나고 싶다고 제안을 해왔다.
컴을 통해 대화할때는 겪없이 친구처럼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는데, 과연 얼굴을 마주
보고도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서울에 있던 남편이 나를 보기 위해 청주로 내려오면서
처음으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남편을 처음 봤을때 귀엽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도 우린 자연스럽게 대화를 해 나갈 수 있었고,
남편이 나를 본 첫인상에서 한쪽눈에만 있는 쌍가풀이 이쁘다는 예기와 함께,
첫 만남이후 남편은 나를 보기 위해 매 주말마다 청주로 내려왔고 우린 연인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 연고도 없는 두 사람이 서울과 청주라는 거리감에도 불구하고
서로 만날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인연이란 말들을 쓰나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소중한 인연을 잘 지켜 나가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