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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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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을 떠나 보내며...


BY 보라 2004-09-01

간간히 지나다니는 자동차들의 소음들 뿐...
내 주위를 맴도는 적막한 고요함이 무거운 공기로 느껴진다.
너무 조용해진 공간에 갑자기 낯설어 옴은 무엇일까??
나는 무거운 기운을 떨쳐버리려 아이들이 곤히 잠들어 있는 방들을 둘러 보았다.
세상 모르고 잠들은 내 사랑스런 아이들을 내려다보며...
잠시 마음에 평안이 찾아드는 것 같았다.

더위에 지쳐 그렇게도 지겨워했건만
이미 지나버린 과거속으로 숨어드는 여름이 아닌가..!!
어느 새 창문을 넘어 불어드는 바람은 9월의 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내 피부에 닿는 밤 바람이 서늘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9월은 내게 찾아 들었다.
9월...조금전까지만해도 8월이었건만....지금은 9월이라는 생각에...
어찌 이 처럼 다른 느낌이 드는걸까?
아니 느낌 뿐이 아니라 사실 떠도는 기운도 모습도 달라 보인다.
여름 꽃 잎이 하나씩 하나씩 떨어지 듯...
04년의 8월도 그렇게 우리 곁에서 떨어져 나가버렸다.

난 잠이 쉬 오지 않을 것 같아 베란다로 조용히 나와 창문틀에 턱을 괴고선..
맞은편 아파트에서 드문드문 창문으로 흘러 나오는 불 빛을 바라보며..
"아하~ 나처럼 잠이 오지 않는 사람이 꽤나 되는군" 라며 중얼대며
마치 무슨 동맹을 맺은 동기라도 만난 듯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텅빈 거리를 내려다 본다.
일상의 자질구레한 소리들은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바삐 쫓기던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들 이 밤 만큼만은 평온의 꿈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둠으로 덮어버린 캄캄한 밤 하늘을 올려다 본다
아니 도시의 불빛을 받아올려서인지...그렇게 캄캄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온통 희미한 잿빛으로 밤하늘을 가득 메웠다.
마치 비라도 한바탕 쏟아질 것 처럼.....

이 고요함이 싫어서 난 시계추를 바라다본다.
왔다갔다 하는 시계추가 오늘 밤엔 새삼스럽게 너무나 신기해지는것은 왜일까??
잠시도 쉬임없이 좌우로 움직이는 추가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계바늘 째깍거리는 소리를 느끼고 싶어서인지..
난 가까이 다가가본다
"짹깍 짹깍" 가느다란 소리로 내게 겨우 전해져 온다
하지만 그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지금의 무거움을 깨뜨려 주고 있었다.

나이 탓인가.....!!
아님 나의 잘못된 습관 탓일까..!!
일찍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나쁜 습관을 빨리 버려야 할텐데....
아무도 봐주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오로지 고요만을 벗으로 삼아 한참을 그렇게 보냈다.
이젠 자러 가야지....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