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일어나 얼른 전화를 받았습니다.
웬지 이상한 느낌에 살포시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바로 밑에 여동생이었습니다.
어제 왔다가고 아침에 웬일인가 싶어...
''아침에 웬일이야''
''언니 오늘 어디나가??''
''아니 집에 있을 건데 왜??''
우울 하고 힘든 목소리에 난 무슨일이 있나 싶어 물었습니다.
''왜 그래 무슨일 있어''
''지금 말하긴 그렇구 이따가 가서 말할께''
전화를 끈고 무슨일이 일어났음을 난 직감 할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일까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동생이 왔습니다.
14개월된 사내 조카를 등에 업고 들어오는 동생 모습에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있음을 난 알수 있었습니다.
아이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난 다그치듯 물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동생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겁니다.
난 순간 불안한 마음에 ...
''왜 제부 회사에 무슨 문제있어'' 얼마전 부터 힘이들어서 다른 직장으로 옮길까 고민하고 있었던 터라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두었나 싶은 생각에 그렇게 물었습니다.
''아니! 그런거라면 무슨 걱정이 있겠어''
''그럼 왜 무슨일인데''
망설인 끝에 동생이 말을 합니다.
''언니 우리 아들 불쌍해서 어떡하냐'' 이렇게 말하면서 우는데 순간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습니다.
제발 그건 아니기를 ....
하지만, 아니길 바랬던 일이 현실로 일어 났음을 난 알았습니다.
제부가 외박을 하고 아침 9시에 들어왔다는 겁니다.
순간 난 할말을 잃었습니다.
동생에게 어떻게 말을 해주어야 할지...
처음이 아니였기 때문에 동생이 얼마나 아파할진 말안해도 다알수 있었습니다.
여자와 함께 있었던것 까지 다 알고 온듯합니다.
도저히 살수 없을것 같다며 소리없이 우는 동생 모습에 이럴땐 무슨 말이라도 해주어야 하는데 난 그저 동생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어 내려갔다 온사이에 동생은 전화기를 들고 울고 있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시부모님에게 전화를 한 모양입니다.
전화를 끈은후 한참을 지나도 말이없던 동생은 갑자기 보따리를 챙기는 겁니다.
자는 아이까지 등에 업고는 ...
아무말 없이 묵묵히 앉아만 있던 내가 야속했을까요???
붙잡는 내손을 뿌리치며 '''내 자신이 한심하단 생각이 들어서 그래 나 집에 갈께'''
몰랐습니다. 동생 손에 들려져 있는 그 보따리가 그렇게 컸었는지를.....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순간 울컥 하는겁니다.
잡아야 겠다는 생각에 얼른 뒤따라 나갔습니다.
그 뒷모습 잊지 못하겠습니다.
너무 아파 보였기에 .... 그 보따리가 너무 슬퍼 보였기에...
들어가자고 매달려 보았지만 끝내 동생은 그렇게 가버렸습니다.
바로 앞이 택시 정거장 이었는데도 타지도 않은채 그냥 지하철역 쪽으로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들어가라는 말만 한채 뒤도 돌아보지 않는겁니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울컥 무엇인가가 목에서 넘어오는 겁니다.
제 아인 이모가 평소같지 않았던지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동생을 보내고 돌아오면서 바로 후회 스러웠습니다.
이럴땐 어찌해야 하는지 정말 몰랐기 때문에 그런 내가 미련하고 후회 스러웠습니다.
들어오는 현관 입구에 조카 젖병이 놓여있습니다.
이것도 잊은채 있기 싫어서 나온 그 집으로 다시 갔습니다.
집으로 들어 갔는지... 가면서 내내 그맘은 어떨지 그걸 알기에 내 맘도 지금 너무 아픕니다.
언니로써 내가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런 입장이라면 아마 배신감에 살지 못할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형식적인 입에 발린 소린 해줄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내가 야속했을까요???
삶에 지혜가 없는 내자신을 정말 많이 원망합니다.
동생이 집에 잘 들어 갔는지 전활 해봐야 할것같은데 왜 이렇게 망설여 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난히 키우기 힘든 조카를 안고 밥도 먹지 않은채 그렇게 힘들게 하루를 보내겠지요...
이럴땐 어찌 해줘야 하는지 지혜를 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