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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4-08-06

옥이 맘은 전전 긍긍이다

신랑이 와야 두부라도 살텐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시간은 멀고,,,,,,,,,,,

어둑어둑해지자 신랑이 부리나케 왔다

"머야 이제 오고 밥은 아까 다 해 놨는데 엄만 방에서 기다리고"
"그랬어 돈 꿔 오느라고 꿔서 고기 한근 사고 두부사고 여기 제리도 한 봉지 사 왔어 어머니는? 방에 계서 가서 얼른 국끓이고 두부 지져서 먹자 어머니 배 고프시겠다 응?ㅎㅎㅎ"

옥이는 "돈을 얼마나 꿔 왔길래 소고기 까지 사 왔어? 어떻게 갚으라고 누구한테 머라구 그러고 꿨어? 언제 준다고 그랬는데 응? 그걸 다 쓰고 온거야 ?"
"3만원 꿧어 월급때 준다고 그러고 그러니 걱정마 "

"걱정? 돈이 삼만원이면 우리 지금 월세가 오만원인데 그리고 자기월급이 얼만줄 알어? 가불하고 대출한거 갚고 빌린거 주고 그러면 28000원이다 근데 삼만원 꿔 왔다고?"
옥이는 죽기일보직전이다

기가막히다  거금 삼만원을 꾸다니 그걸로 소고기를 사오고 하루종일 고생해서 올라온 엄마가 야속하다

옥이 머릿속에는 갚을 돈 액수에 엄마도 신랑도 정말 한심하고 사는게 속상하다

그러나 어쩌랴 사온고기에 신랑은 벌써 옷 갈아입고 두부 씻고 자르고 파 다듬고 난리다

엄만 방안에서 얼굴만 내다본다

나올수 조차도 없다

부엌이 너무 작아서 두사람이 서 있을수가 없는것이다

옥이는 두 눈을 찡그리며 신랑을 밀어 방으로 들인다

'아니 넌 어찌 ㅇ 서방한테 그러냐 버릇된다 그러면 하루종일 일 하고 온 사람한테 시집 식구가 아니니 망정이지 담에 시집 식구가 와도 그래라 배우지도 못하고 시집 보냈다구 집안 욕이나 먹게 "
엄만 옥이 속도 모르고 나무란다

옥이는 더 속이 상하고 엄마한테도 화가 나 소리를 지르고싶다

무를썰고 물이 설설 끓을때 소고기를 아끼려 작게 썰어서 그 물에 넣어서 숟가락으로 젓는다

엄만 아직도 부엌을 내다본다

"웬 고기냐 그냥 먹지 막장에 파썰어넣고 지져도 맛잇는데 웬 고기야  그렇게 손크게 해먹고 살면 돈은 언제 모을라구!~"
엄만 목소리가 맑고 기분도 좋은 목소리다

흐뭇하신가부다 고깃국에

"매일 먹나요 이럴때나 먹죠 걱정 마세요 어머니 그리고 편히 앉으세요 머리 그만 부엌에 내밀고 저 사람 잘 해요  독하드라구요 "
그 사람의 말에 엄만 "살림은 잘할걸세 걱정 말게 애가 없는 집에 태어나 힘들게 살아서 내 그거 하난 보장하지 절대 헤프게 살 애가 아니니 잘 해주게 응?"

옥이는 부엌에서 밥을 푸고 김치 썰고 두부 지진것 접시에 올리고 국을 고기를 골라서 엄마와 신랑 그릇에 넣고 옥이도 국을 푸면서 고기를 슬쩍 건져 먹어본다

꿀떡 넘어간다

맛이 좋다

신랑 그릇에 잇는 고기 건데기를 하나 더 건져 먹어본다

정말로 맛잇다

"00씨 상 드려가요"
"벌써 다 됐어 알았어 "
"아유 많이도 차렸네 멀 이렇게 많이 차렷니? 하루만 먹고 말거니 ?"
엄만 입이 벌어지고 ㅇ서방도 기분이 좋다

"어머니 제가요 어머니 오셧다길래 하라고 했어요 다음에 연락주고 오시면 그땐 저 잘할테니 지금은 편히 많이 드시기만 하세요"
"0서방 고맙네 이것만 해도 진수 성찬일세 어여 먹세 응?"
작은방에 셋이서 나무상에 둘러앉아 숟가락소리가 바쁘게 난다

"어머니 이거 제가 담근 김치인데요 맛잇죠?"
"아니 머 자네가 담궈?옥이는머하고 ? ㅎㅎㅎ 그냥 제가 했어요 저 사람은 옆에 있구요 지금은 다 그렇게 살아요 어머니"
ㅎㅎㅎ ㅋㅋㅋㅋ 하하하하

정말 고기한근에 배가 푸짐한게 행복이 배로 다 몰린것 같다

다다닥 틱! 두두둑~툭

테레비 채널을 돌리며 연속극을 보시고 노래도 보고 시간은 자꾸 흐른다

작은방에 요가 잘 펴지질 않는다

그런 방에 엄마와 옥이 그리고 신랑이 잔다

아랫목에 엄마 그리고 옥이 그리고 맨 윗목 방문바로 위에 신랑이 잔다

그 위에 옷걸이가 있고 그 밑에 요강도 있다

엄만 옆으로 누워 허리를 꾸부리고 벽쪽을 보고 누워서 꼼짝도 않는다

옥이는 엄마가 불편할까바 신랑쪽으로 바짝 붙어서 숨만 쉰다

신랑도 한방에 엄마와 자는게 부담스러워 옥이를 안지도 보지도 못하고 요강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자려 애를 쓴다

요가 잘 펴지질 않아서 여기저기 막 배긴다

천장에 있는 창문에 별이 하나씩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