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먹은 각시가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참 별나게도 27각시는 몽롱한 음료를 먹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멍한 머리로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난 미친듯이 글을 쓰고 싶어진다. 제대로 표현하고 정리가 되는지도 모르면서 난 언제부턴가 그런 시간이 좋아졌다. 난 몽롱한게 좋다. 이런기분 때문에 사람들은 마약같은 것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얼마간이라도 그저 나의 세계에만 있을 수 있으니까.... 나의 연인이 늦게 귀가를 했다. 우리는 음료라고 하는 것을 마시며-내겐 음료가 아니고 알콜이지만- 두런 두런 얘기를 했다. 아이들 얘기며, 오늘 지낸 얘기며.... 몇잔의 음료가 몸속으로 들어 가면, 그의 얼글은 홍당무가 되고, 난 침착해 지며 애기가 하고 싶어진다. 그러다 보면, 예전 같으면 불같이 섹스를 했겠지.... 그러나 이젠 우린 아주 드라이한 노인들 처럼 손을 잡고 잠을 청한다. 그가 말했다. 잘자라고..... 그러나, 나는 잠을 자지 못하고 컴에 앉았다. 난 그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여자인가? 나자신을 돌아본다. 가까운 친구가 재테크를 잘해서 별장으로 초대 했을때 느끼던 열등의식 같은 감정이 내게 지금 밀려온다. 이럴때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할까? 나의 생각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난 상냥하지만 섹슈얼 하지 못하고, 건강하지만 테크닉이 부족하다. 정열은 있지만 용기가 없고, 사랑을 갈구 하지만, 수줍기만 하다. 난 이제 나이를 먹었고, 그도 스트레스로 노인이 되어 간다. 단한번의 키스를 위해 골목길을 헤메던 연애 시절이 있었다. 우린 서로 많이 사랑했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심한 대로변에서 할만큼 용기가 있지도 않았고, 그것을 용납 하지도 않았던 시절이었다. 우린 그렇게 뜨거운 사랑을 했었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결혼을 했었다. 지금 우리는 여한없이 사랑한 댓가로 세아이를 선물로 받았다. 아이들은 우리욕심을 채울만큼 잘 자라 주었다. 난 그애들을 통해 즐거움과 기쁨과 또 자랑스러움을 배웠다. 그리고 난 잘자란 큰아이를 결혼을 시켰다. 비가 끊임없이 내리는 오후, 창에부딪치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푸르기만 했던 예전의 나로 감정이 돌아갔던 오늘. 난 많이 젊어지고 싶었나보다. 예쁜원피스를 꺼내 입고 얼굴엔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고, 집에는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을 하고, 난 축제를 준비하는 안 주인이 되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것은 꿈이었고, 이제는 맑은 피부가 아닌 얼굴로, 헐렁한 홈웨어의 중년부인이 베란다 창가에 우두커니 서서는 오가는 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을 멍청히 바라보고 서 있었다. 화분의 밑에서 말라가는 떡잎처럼 그렇게 시들고 있음을 왜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비오는 길위에 비를 맞고 서 있어도 누구도 우산을 바쳐주질 않는 사람이란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아름답게 늙기 위해 이밤을 하얗게 새우며 난 이시간에 무엇을 해야 하는것 인가? 이시간이 내게 필요한 시간인 건가? 새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