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차는 날 태우고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경찰서로 가는 줄 알았던 차가 병원에 도착했다
정신없이 일어난 일이라 손에서 엄청난 피가 쏟아 지는줄도 몰랐고
경찰이 내 손이 많이 다친걸 보고 병원부터 데리고 왔다는걸 병원에
도착했어야 알게되었다
핏줄이 끊어지고 유리조각이 박혀있어 응급처지를 하고 찢어진 곳을
바늘로 꿰메는 동안 서러움에 복받쳐 연신 울먹였다.
치료가 끝나고 경찰서에 도착하여 조서를 꾸미기 시작했다
두번의 구면이 있고 세번째 끌려온 날 조사하는 담당형사가
이번엔 아무말도 없었다.
처음조사할때 다 알고 있는 내용을 가지고 의례적인 질문을 시작한다
이름, 나이, 생년월일 등등.....
담당형사가 대뜸 왜 그랬냐!!! 라고 물었다..
지금 까지 있었던 상황을 설명하다 보니 서러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하여 눈물이 펑펑 나왔다.
다 듣고 있던 형사가 갑자기 막 웃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형사가 철부지인 나의 풋사랑에 대하여
관대하게 조서를 꾸며준거 같다.
그녀의 부모쪽에서 선처가 없으면 상황이 곤란해 진다고 말을했고
담당형사가 부모에게 전화를 해서 한참 통화를 했다..
이번엔 부모님을 불러야 한다구 했지만 서울엔 홀로 상경해서
자취를 하고 있던 터라 사촌형을 불러 원만히 해결하고 나오게 된다.
지금처럼 삐삐나 핸드폰만 있어도 아니면 메일이나 메신저만 있었어도
우리의 사랑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운명이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인터넷과 컴퓨터 업종에 몸을 담고 있다보니 그런 생각이 더 들었나부다
그땐 통신수단이라고 해봐야 편지와 전화뿐인데 전화도 못하구 편지도
전달이 안되니 그녀의 신변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길이 없었다
온통 그녀생각에 세월을 보내며 마음졸이다 한달이란 세월이 지나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문뜩 대학졸업을 하고 군에간 그녀의 하나뿐이
2살위 오빠가 곧 제대한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그녀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란 생각을하고 그녀의 오빠가 제대하길
손꼽아 기다리며 그녀가 보고싶을땐 가끔씩 그녀의 집 근처를 하루종일
배회하다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길을 돌리는 날이 허다했다
드디어 그녀의 오빠가 제대를 하고 친구놈을 시켜 전화를 걸게해서 만났다
군에 가 있는 동안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그녀의 오빠라 첫 대면이었다
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네.. 반가워요...4살 위였지만 첫 만남이라 존대를 해주었다.
어색한 만남의 두 사람은 한동안 말 없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주거니 받거니 마셨고 한참의 정적이 흐른 후 먼저 말을 꺼냈다.
"형님" 영애를 사랑합니다.
남자로서 부탁합니다.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녀의 오빠가 말문을 열었다.
여동생에게 상황을 다 들어서 알고 있다고 하였다.
둘은 지금까지 상황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밤새 술잔을 기울였다
둘다 술이 어느정도 취했을때 그녀의 오빠왈
남자로서 날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만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기뻤고
그녀의 오빠는 구세주같은 존재였다.
연신 머릴 꾸벅거리며 형님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를 연발하였다
그녀를 만난다는 생각에 뜬눈으로 몇일을 보냈다.
당구친다구 그렇게 약속도 안지키구 애를 먹였던 난
그날은 두시간 이상 일찍가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혹시 안나올까 하는 초조함때문에 담배를 계속해서
피워된다...(지금도 골초이지만..ㅎㅎ)
얼마쯤 시간이 지난 후 먼발치에서 그녀의 오빠와 그녀가 걸어오고있었다
집에는 여동생이랑 쇼핑간다고 이런저런 핑계를 둘러되어서 데리고 나왔다구
하면서 즐겁게 보내고 저녁 몇시에 여동생을 데리러 올테니 이 장소에서
다시 만나자고 하면서 그 형님은 그렇게 돌아갔다.
부유한 집안에서 어려움없이 커왔던 그녀
쾌활한 성격에 항상 밝은 웃음으로 날 대했던 그녀가 그날은 어두웠다
그런 모습은 처음보았기에 무척 당혹스러웠다
솔직하게 그땐 그런상황에서 여잘 어떻게 위로하는지 조차 몰랐기에
안절부절 하다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을 걸었다
영애야!!
오랫만이다 얼굴좀 들고 내좀 봐라!
고개를 숙인채 울고만 있는 그녀를 꼬옥 껴안았다.
따듯한 체온이 전해졌다.
내 품에 안긴 그녀는 또 한번 서럽게 울었고 순간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지만 울지않았다.
비록 그녀보다 연하였지만 남자로서 믿음직하게 보이고 싶어서였다.
한참을 내 품에서 서럽게 울던 그녀에게 위로의 말이라구
입을 열었다..(지금생각하면 정말 멋대가리 없었음)
그만울어라! 누가 죽었나.
눈가에 흘러내린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며 손을 잡았다
그녀가 상처난 내 손을 만지작 거리면서 "아프지 않았니" 물었다.
이 사람아! 아푸기는 뭐 이정도 가지고...
영애야! 배고푸다 뭐좀 묵으러 가자.
오늘은 니가 좋아하는 칼질(양식)하러 가까?
그녀는 양식을 무척좋아했다...난 지금도 양식을 싫어하지만...
그때사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정말 오랫만에 보는 그녀의 밝은 모습,
우린 이렇게해서 그녀의 오빠 도움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예전처럼
만날 수 있었고 군에 입대하라는 영장이 날아올때 까지 여느 연인들처럼
젊은날의 첫사랑을 순수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보냈다.
마지막편은 마지막키스 그리고 이별로 끝을 맺을까 합니다.
배경음악은 연주곡 안단테 - 그녀의 눈물 I(Tears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