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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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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이 왜 민들레이더냐


BY 동해바다 2004-07-04

    
    '민들레'라는 예쁜 이름의 태풍이 팔도강산에 비를 내려주고 있다.   
    민들레는 홀씨되어 사방 흩날리다 어느곳인가 흔적남기며  꽃을 
    접었는데, 아쉬웠는지 태풍이라는 얄미운 악마에게 이름 빌려 주면서 
    앙큼스럽게 또 다녀가고 있다.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만 접하면 조금은 긴장되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이 곳 강원도 땅에 머물며 산 지 10년.. 
    루사와 매미를 크게 겪은 지역이라 비구름 동반한 태풍이 온다는 뉴스가 
    나오면 여지없이 신경이 쓰인다. 
    올해의 첫태풍 디앤무가 지날때도 마찬가지.... 
    다행스럽게 오늘 오전 그 위세가 소멸되었다니 후유증이 심하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다. 

    비... 
    그렇게 걱정하며 불안해 하면서도 내리는 비구경은 좋기만 하다. 
    마당 화분 위에 채송화 샤피니아 나리꽃 봉숭아 나팔꽃이 빗물에 샤워하며 
    모두 고개 숙이고 있다. 
    집안 일을 하다 문득 창밖의 수그린 꽃들과 빗물을 받으려고 놓아 둔 물통을 
    바라본다. 
    
    그 위로 
    . 
    . 
    똑 
    똑 
    똑 
    똑 
    . 
    .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빗줄기의 하모니가 아름답게 들려온다. 
    
    오랜만에 온가족이 들어앉아 각자 하는 일에 골똘하다. 
    남편은 오수에 들고 딸아이는 중간고사 끝났다고 늦잠을 자더니 이제서야 
    일어나 먹을거리를 찾느라 바쁘다. 알아서 잘 찾아 먹으니 내 할일을 하고 
    있다 못된 에미는... 
    아들은 시험기간... 다른 아이들은 독서실이다 학교다 공부할 공간을 찾아
    가면서 열심히 하건만 곧죽어도 집에서 한단다. TV를 보면서 낄낄거리며 
    공부를 하니 무슨 공부가 될까... 고3인지 초등학생인지... 

    혼자 거실에서 TV 뉴스속보를 보면서 궁금증이 일었다. 
    루사 매미 디앤무 민들레... 이름이 어떻게 붙는걸까, 어떤 것은 영어 
    이름이고 어떤것은 우리말인데 외국에서도 우리말을 쓰는것일까 
    가끔 생각만 하다 지나칠 때도 있건만 무료한 시간 컴을 열어본다. 

    개미, 나리, 장미, 수달,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나비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매미, 메아리, 소나무, 버들, 봉선화, 민들레, 날개 
    웬 동식물 이름인가 할 것이다. 
    전자의 열개는 남한의 태풍이름이며 후자의 열개는 북한의 태풍이름이란다. 


    "아시아 각 나라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태풍경계를 강화
    하기 위하여 2000년부터 발생하는 태풍이름은 그동안 사용하던 영어 이름 
    대신 우리나라를 비롯한 14개 태풍위원회 회원국에서 각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태풍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140개의 태풍이름은 1개조 28개씩 
    5개조로 묶어 1조로부터 5조까지 차례로 사용되고 5조가 끝나면 다시 
    1조로 돌아온다. 태풍이름의 순서는 제출국가의 알파벳순으로 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수달,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나비 등 10개이며, 북한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매미, 메아리, 소나무, 버들, 봉선화, 민들레, 날개 등 10개로서 대부분 
    동식물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한국식 이름은 국가명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각조에서 11번째와 25번째에 올라와 있으며, 북한이 정한  
    이름은 각조 3번째와 17번째에 올라와 있다." 

    아하~~~~~~그렇구나 
    그래서 도표를 보니 순서가 이렇다 

    

국가명

1조

2조

3조

4조

5조

캄보디아

돔레이

콩레이

나크리

크로반

사리카

중국

롱방

위투

펑셴

두지앤

하이마

북한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매미

메아리

홍콩

카이탁

마니

퐁웡

초이완

망온

일본

덴빈

우사기

간무리

곳푸

도카게

라오스

볼라벤

파북

판폰

켓사나

녹텐

마카오

잔쯔

우딥

봉퐁

파마

무이파

말레이시아

절라왓

서팟

루사

멀로

머르복

미크로
네시아

이위냐

피토

신라쿠

니파탁

난마돌

필리핀

빌리스

다나스

하구핏

루핏

탈라스

한국

개미

나리

장미

수달

노루

태국

프라피룬

비파

멕클라

니다

쿨라브

미국

마리아

프란시스코

히고스

오마이스

로키

베트남

사오마이

레기마

바비

콘손

손카

캄보디아

보파

크로사

마이삭

찬투

네삿

중국

우콩

하이옌

하이셴

디앤무

하이탕

북한

소나무

버들

봉선화

민들레

날개

홍콩

산산

링링

야냔

팅팅

바냔

일본

야기

가지키

구지라

곤파스

와시

라오스

샹산

파사이

찬홈

남테우른

맛사

마카오

버빈카

와메이

린파

말로우

산우

말레이시아

룸비아

타파

낭카

머란티

마와

미크로
네시아

솔릭

미톡

소델로

라나님

구촐

필리핀

시마론

하기비스

임부도

말라카스

탈림

한국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나비

태국

투리안

라마순

하누만

차바

카눈

미국

우토

차타안

아타우

쿠도

비센티

베트남

차미

할롱

밤코

송다

사올라

내가 겪었던 루사도 찾아보고 매미도 찾아보고 올해 처음 지나갔던 디앤무가 보인다. 아....그래서 지금은 민들레로구나. 다음 태풍은 팅팅이네.. 어라 혹시 물에 모두 잠겨 팅팅 불어버리는거 아닌가 ?? 140 개의 태풍이름 중에서 우리말이 예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낀다. 태풍은 무섭고 야속하고 미웁지만 이름만은 살갑고 정겹고 예뻐 살짝만 스쳐가 준다면 얼마든지 와도 반길 것만 같았다. 헌데....북한이름이 더 마음에 드네...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듯 아이들을 불러 이러쿵저러쿵 설명을 해준다. 아들아이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잘난척하며 배운 내용이라 말한다. 그나마 딸이 귀담아 들어주기에 이 에미는 도표를 보며 물만난 고기마냥 조잘조잘 얘기해주며 좋아라 한다. 나는 항상 그랬다. 남들보다 앎이 많이 부족하다 생각했기에 많은것을 머릿속에 담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머리가 딸려서인지 이내 잊어버리고 마는 내 지식의 한계이다. 어쨌든 오늘 얻은 소득에 기뻐하는 나이다. 다시 아이들은 방으로 들어가고 집 안은 적막해진다.. 빗소리가 그 공간을 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