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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83

산다는것


BY 27kaksi 2004-07-03

지금 나의 나이에 산다는게 무엇일까? 뭐 이딴얘기를 한다는
것은 누가 들어도 코웃음을 칠 일이다.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사위를 본 지도 달을 넘기고 있는
중년의 여자,....
무서울게 없다는 아줌마...
그런데 아직도 늦은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작은것에 섭섭해 하고, 늘 무언가를 기대하며, 꿈을 꾼다면,
누가 날 이해해 줄까?
아무래도 난 환자 수준이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때 뒤꿈치가 하얗게 갈라져서, 모양없는
샌들을 신은 아줌마를 볼때면 슬퍼진다.
그게 삶의 흔적이고, 곧 나의 또 다른 모습인것을.....

한껏 명품으로-짝퉁일지라도- 멋을낸 아줌마를 길에서 만나면
왜 그리도 모양이 나지 않아서 어색하고 안쓰러운지...
그건 꼭 나의 모습이며, 같이 늙어가는 나의 친구 들의 모습
이므로....

그저 아이들 속썩이지 않고 제 몫을 하고 남편과 나는 그저
큰 걱정 없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으로 만족하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 짧은 듯 해서 슬프려고 한다.
이렇게 그냥 저냥 살며,
60을 맞아야 하고 그리고 70을 맞아야 하는것일까?

경제적으로는 로또 같은것이라도 되어야 ,
내가 하고 싶어하는, 펜션사업을 해봐야 겠다거나,
하다못해, 산문집이라도 하나 낼 수 있을것 같고,
어디서 귀 없는 돈이라도 굴러 들어와야만 주위의
친구 들이 갖고 사는 별장이란것도 지닐 수 있을터이고,
겨우 겨우 내가 좋아하는,
필드에 나갈 수 있는것이라면, 참 내자신이 안쓰럽지 않은가!

그인 마음에 안차는 직장에 피곤하게 나가야 하고,
아이들은 열심히 알바라도 하여야만 용돈을 쓸 수 있고,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는 지금의 현실이 날 슬프게 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그래도 우리는 많은것을 누리는 사람인데도.....

그렇다면 우리보다 더 못한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견디고
지내고 있을까?
시답잖은 TV드라마나,자신들의 취미에 맞는 자잘한 오락으로
위로를 받는것일까?
아니면 울고 웃는 사랑노름에 정력을 소모하는 것일까?
손주를 보느라 시간을 잊고 살거나, 때늦은 남편의 외도로
절망의 삶을 사는걸까?
또는 정말 돈을 벌기 위해 자기의 자존심은 모두 버리고
생활 전선에 있는걸까?

거리에 넘쳐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
난 아마도 위로를 받을지도 모른다.

난 아무래도 나이를 거꾸로 먹는가보다.
가끔은 치매에 가까운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욕심과, 허영과, 꿈만을 꾸는 소녀로 돌아가고 있는것만
같으니....

노골적으로 말하는 친구가 날 보면 이렇게 말 하겠지...
" 자칭, 공주님! 요즘 조금 한가 하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