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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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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남편...


BY R&W 2004-07-02

허울 좋은 주5일째  근무하는 남편을 둔 아낙이다.

올해 들어 근무한다고 주말없이 출근을 했다.

설날때 집에 갔다왔고, 어버이날 전 일요일 잠깐 가서 어머님께 얼굴 보여 드리고 (본가가 50분거리에 있슴)

그리고 회사가 주5일근무 때문에 시끄러워서 오늘 일찍 퇴근을 했다.

이번 주 내내 첨으로 한가하게 시간을 신랑이랑 보내고 있다.

 

어제 아이들 둘 다 학교에 가 버리고 그와 난 집에 머물게 되었다.

하루에 밥 한끼 같이 먹는게 전부이고 필요한 말도 전화로 만 할 정도가 되었다.

 

시간이 많으니까 드라이브 가잔다.

준비를 하고 그와 난 외출에 나섰다.

날씨가 좀 더운 것 빼고는 견딜만한 날이었다.

 

시내쪽에 가서 유명한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묵채도 먹고 정갈한 비빔밥을 맛나게 먹었다.

 

시내쪽으로 방향을 튼 지라 그이가 백화점에 가잔다.

그와 난 쇼핑을 잘 한다. 남들 부부에 비해서...

여름 휴가를 갈 채비를 하고 있다.

제주도로 떠날 예정이다.

항공권은 예약 해 주었고 모든게 다 예약된 상태다.

 

그가 나에게 선글라스를 사 주었다.

저번주에 가서도 보기만 하고 안 샀던 것이다. (넘비싸서)

 

부담스런 정도의 가격을 주고 일단 내것이 되었다.

차에 넣어 두었다가 집안에 들고 왔다가

하여튼 부담 스런 선글라스이다.

첨이라서 그럴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는 정말 십분의 일쯤되는 가격의 선글라스를 구입했다.

 

오늘 그것을 끼고 쓰리원 아이스크림을 사 가지고 왔다.

구천원짜리를 사오라고 일렀는데 만천오백원짜리를 사가지고 왔다.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 하면서 양에서..

 

암튼 아이스크림을 사다주고 그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밖으로 외출을 했다.

조금전 들어 왔는데 몸을 가누지를 못할 정도가 되어서 들어왔다.

기분이 좋아서 마셨을까?

아니면 힘들어서 마셨을까?

그가 긁었다는 술값도 신경이 쓰이는 그의 아낙은 속이 상한다.

 

누워서 그냥 자는 그에게 얼굴을 닦아 주었다.

자면서도 기분이 좋은지 웃는다.

암튼 닦아 주었더니 좀 깨끗하다.

출근을 워낙 이른 시간에 하기 때문에 난 아예 잠을 포기하고 어려운 책을 들고 앉았다.

그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은데,

난 아직 아무런 힘도 없다.

 

그의 친구들은  잘 나가는데 그는 그러지 못했서였을까?

누구보다 가족들에게 잘 대해주고 인정많은 그에게 난 많이 측은한 맘이다.

그의 아낙인 내가 보기에도 그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잘 나가는 사람인데...

그를 내 남편으로 둔 것은 나의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보석인 것 같다.

 

 

선글라스 하나를 선물받고 행복에 겨워하는 아줌마(30대중반을 조금 넘은..)

 

R&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