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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36

처음처럼 그때처럼만!


BY 바늘 2004-07-01

옛말에 뒷간(?) 갈때 다르고 나올때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살면서 그런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바라보고 혀를 찰때도 있고 또한 나역시 무심하게

행동했던 그 어떤점이 남에게 섭섭함을 본의 아니게 보여줘서 가슴 아리게 한적도

있을겁니다.

 

창업 회사에 공채1기로 들어가 입사하던 그때 회사 경영자측에 한분이 호언 장담하듯

말했습니다.

 

이회사는 적어도, 이회사 만큼은 이익을 직원들에게 고루 돌려주는 경영상태를

유지할것이라고 그러면서 핑크빛 꿈을 한가득 안겨  주었습니다.

 

초창기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정말이지 무던하게 소처럼 일했습니다.

 

그당시 가정적으로 심한 고통의 날들로 흔들리던 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수입에

관여한것도 있었지만 1기로 입사한 수십명의 동료들이 실제 보수가 기대치

이하이자 철새들 처럼 우르르 퇴사해 버리고 그야말로 관리자가 직원수보다 더많은

위태 위태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나를 비롯 몇명 안되는 동료들은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서로  서로 내일 꼬옥

출근해야 한다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퇴근시간 6시를 넘어 저녁 8시까지도 일을 했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말입니다.

 

아울러 회사는 그만큼 일에 대한 수고로움을 보수로, 급여로 보답하여 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렇게 위기의 순간을 넘긴 회사는 점점 매출이 늘고 콜센터로 자리를 잡아

이제는 상당한 자리를 굳히게 되었고 새로 이사한 건물에는 몇개층을 센터로 사용하면서

임원실까지 번듯하게 자리한 회사로 발돋음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회사 전체 회식이 있었습니다.

 

처음 어려웠던 초창기 시절에는 회식 자리도 자주 있고 회식을 해도 그야말로

작은 잔치 분위기처럼 풍성하였건만 이제는 반년에 한번 전체회식을

만들고 게다가 회사 이전으로 어렵다는 말을 되네이더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는 식으로  허접하기 이를때 없었습니다. 기분이 묘했습니다.

 

창업 초기 핵심  멤버였던 중요 관리자 몇몇은 이미 자리를 옮겨 떠났습니다.

 

아울러 옮긴 콜센터에서 그간 여러번 그곳으로 와서 일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었고

지금이라도 마음만 정하면  훌쩍 가버릴수도 있지만

 

나이도 나이이고 언제까지 이일을 하게될지 곰곰 생각해보니 그리 쉽게 퇴사와

입사를 결정할  상황은 아닌듯 싶었습니다.

 

왜! 처음과 끝은  한결같지 못한것인지~~

 

그저 아쉽습니다.

 

성과급 지급에 있어서도 그간 야금 야금 수당을 줄여 급여도  볼품없이

줄어들었고 게다가 까탈스런 근무수칙을 만들어 살벌하게 개개인 부수에 붙혀

놓았습니다.

 

그러나 한편 요즘 모두 어렵다는데 단 한번의 급여일을 어긴적 없이 제날짜를

지켜주면서 나의 힘들 시절을 버틸수 있게 일용한 양식을 주었던 직장이기에

감사한 마음이 섭한 마음을 눌러 잠재우기도 합니다.

 

서울은 오늘 비가 내립니다.

 

장마가 시작되었나 봅니다.

 

새로바뀐 서울 버스는 빠르다더니 오늘 하루 아침 출근길 부터 집으로 오는 퇴근길까지

버스 연결이 안되어 길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보내고 다른날 보다 더 고단한 날이

되었습니다.

 

하도 힘든 하루이다 보니 물조차도 넘기기가 싫어집니다.

 

비오는 거리를 걷는데 포항에 있는 아들 아이가 수신자 부담으로 폰이 왔습니다.

 

어머니! 어디 아프신데 없으시지요?

 

그래~ 엄마는 잘있어 ~ 너도 별일 없지? 

 

네~ 어머니 다음주 지나면 힘든 행군에 들어갑니다

 

그래 그래 힘들어도 잘참고 잘하리라 믿는다 ~엄마가 편지쓸께~~~

 

7월의 첫날 비는 추적거리고  

 

오늘도 세상과 한판 힘겨루기를 한 40대의 가장인 아줌마가 이렇게 하루를

끄적이면서 아니  토닥거리면서 앉아있습니다.

 

슬며시 야속한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아이들 내게 맡기고 홀가분 집떠나 사는 말만 번지르한 누군가도 야속하고

방학인데 공부를 보충하던가 아니면 아르바이트라도 구하지 않고

친구들과 영화관이라면서 시시덕 거리는 철없는 딸아이도 섭섭합니다.

 

마아냥~~

 

고요속에 텅빈 작은 아파트가 오늘따라 왜이리 커뵈이는지 모르겠습니다.

 

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네 흥얼 흥얼~~~

 

ps-->내글에 올려져 있는 배경곡이 늘 좋다는 동해바다 내친구야~ 이곡도 좋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