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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62

재미없는 여자


BY 27kaksi 2004-06-24

늦동이로 혼자서만 자라고,

어렸을때 부터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한 나는,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것도 범위가 작기만 하다.

소극적이고 부끄럼이 많은 성격때문에 상처받는일도 많았고,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혼자만의 세계에 다른사람을 받아 들이기가 힘이 들었다.

그래서 친구도 소수의 사람을 깊이 사귀고, 넓게 많이는 사귀지

못했다. 한번 사귀면 오래 가지만 처음에 사람을 사귀기가 쉽지가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사람을 정확하게 보는 편이지만 편견이 심해서 누구나 좋아하기가

힘이든다. 작은것도 따지게 되고 까다롭기만 하다.

얘기 하길 좋아하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일 경우에만 수다스러워진다.

특히 이성이면 더 낯가림이 심해진다.

남편과 처음으로 대하는 모임같은 그런자리에 가면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별로 즐겁지가 않고 불편하기만 하다.

조용하고 여성스럽다는 인상을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차겁다거나

거만하다는 얘기도 듣게 된다. 자랄때도,

나이 차이가 많은 오빠 들과는 얘기를 많이 나누어본 기억이 없고,

바로 위 언니도 엄마같이 의지하며 지냈지만, 특히 성(sex) 에

관해서는 얘기를 나누기엔 나이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나 친구를 통해서 아는 지식이란것은 사실이

아닌것도 많았고, 혼자 속으로 꿈꾸는 것들은 어린나이에 큰

죄악처럼 여겨져서, 의문이 나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난 그부분에서는 들어내지 못하고 밝지

못하다. 지금은 어른이 아니라 늙어가는 나이로 가고 있지만,

지금도 그런편이다.

특히 성에 관한 문제는 더욱 그렇다. 자상하고 따뜻한 남편에게도,

마음으로만 생각하지 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불만을 잘 얘기 하지도

못하고,투정을 부리지도 않는 편이다.

엄마를 일찍 여윈 때문인것도 같고 형제가 나이 차이가 많아서

그런것도 같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좀더 관심을 갖고 확실하게 가르치도록

노력을 했다. 다행히 엄마보다 아이들은 밝아서 늘 고마워 하고 있다.

상담을 할 때도 그부분에 관심을 가졌고, 아이들이

초등학교일때 일일 교사를 부탁받으면 꼭 성교육을 시키곤 했다.

언젠가는,

부부동반 모임에서 작은 체구의 한 엄마가 자랑스럽게 남편과의

만족한 잠자리를 거침없이 표현하면서 만족하다고 자신있게 말해서,

좀 놀라면서도 은근히 속으로 부러워 했던 적이 있었다.

그후로, 자주 만났었는데,

웃읍게도 난,겉으론 자신만만해 했지만 그여잘 만나면 뭔가 열등의식

이 들곤 했다. 요즘은 더 그쪽으로 비중을 두고 사는 시대가 되었고

그래서인지 나처럼 소극적인 여자는 요즘 많이 뒤떨어진 느낌을

갖게된다. 여자가 40이 넘으면 무서운것도, 부끄러운 것도 없어

진다는 말도 있던데..., 나는 뭔가?

나이가 안들어 보인다는 말도 듣고, 잘 모르는 사람은 재미있어

보인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싱겁게 간이 않된 음식처럼 감칠맛이 없고, 그저 덤덤한 맹물같은

여자인 나는 정말 매력이 없다.

좀 달라져 보려는 노력을 해보려고 하지만 근본적인 성격은 참으로

고치기가 쉽지가 않다.

활달하고 외향적인 남편은 불만이 있겠지......

은근히 교양있는척 하며 전혀 재미없는 아내이니....

애교 있고 적극적이면 훨씬 젊게 살 수도 있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