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들이 숨바꼭질을 하고있습니다
"엄마 찾아봐~라 "
엄마는 숨어서 아들이 찾아 헤매는 모습을 정겹게 쳐다봅니다
"엄마!"깔깔 웃으며 아들은 엄마를 찾아낸 기쁨을 만끽합니다
"이젠 엄마가 나 찾아봐"
아이는 자기의 눈을 두 손으로 가리며 "나 어디 잇게?" 합니다
자기 눈을 가리고 안 보이니 자신이 숨었다고 아는 겁니다
엄마는 그런 아들이 너무 귀엽고 우스워 한번 안아줍니다
이것이 제 아들 서너살때의 일입니다
제 아들과의 숨바꼭질은 처음에 이렇게 시작 했습니다
아이는 이 놀이를 무척 재미있어하고 좋아했습니다
그때는 수시로 숨바꼴질놀이를 하면서 아이와 하나된 듯했습니다
그 아이가 이제 23살이 됬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숨바꼭질을 하고 있습니다
" 너 어딨어?"
"언제들어 올거니?"
"오늘 밤엔 얼굴 좀 보여주지"
이것이 그 아이와 제가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입니다
아침엔 아이가 늦잠자고 나는 나대로 외출하고
내가 외출해서 돌아오면 아이가 외출하고 없습니다
이런 날은 아들 얼굴 보기는 포기해야합니다
그렇다고 일찍 들어 오는 날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일찍 들어오면 아들 얼굴을 제대로 볼 수있는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저녁 먹었어요" 한마디 던져놓고
제 방문 쾅 닫고 들어가면 그걸로 끝입니다
군대에서 제대하여 보고싶은 얼굴 이제는 실컷보고 살려나 했더니
아들은 친구들에게, 컴퓨터에게 정신이 팔려 영 이엄마를 찾을 생각조차않습니다
나 혼자 술래가 되어 아들 찾아 헤매입니다
서로서로 술래가 되어야 숨는 재미도 있고 찾아내는 재미가 있는 법인데
늘 술래만 하는 저는 이 놀이가 정말 재미없습니다
오늘도 아들의 핸드폰 번호를 꾹꾹 눌러서 아들 찾기를 해야하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