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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바쁘다고 전화조차 인색하던 친구가 전화를 했어요.
직장생활에, 늦게 본 아이들 뒷바라지에
친구들도 뒷전이던 그 친구가
시아버지가 갑작스레 병원에 입원을 하셔서
급하게 부산을 다녀오는 기차 안에서
많은 생각이 떠오르더랍니다.
그런 중에 문득, 살아오면서 고마웠던 일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데
받기만하고 주어 본적이 없는 삶을 살아왔구나.
이젠 살날이 더 적게 남았을 텐데..
이런 생각이 들면서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무어든 해주고 싶어졌대요.
매달 보고 있는 생활 성서가 정말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에
한 달에 한명에게 선물로 정기 구독을 해주려고 한다고요.
그러면 적어도 일년에 열두명에게 감사의 선물을 할 수 있겠더라나요.
친구는 내이름을 다정하게 불러놓고
근데, 중요한거는 너한테 첫 번째로 보낸다는거야
한달 책값으로는 얼마 안되지만, 그냥 내마음이야,
우리 만남이 벌써 이십년을 넘어선 이거 대단한거 아니니 하데요.
근무중에 공중전화앞에 서있을 친구에게
안하던 짓 하면 일찍 죽을지도 모른대..
살던대로 그냥 살자 농을 했지만..
가슴 언저리 따스하게 하는 그무엇이
나를 감싸는 기쁨을 맛보았지요.
담날 새벽 잠이 깬 남편에게
두런두런 어제 걸려온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가 살아오면서 감사롭고 은혜를 갚고 싶은
좋은 사람이 얼마나 될는지 꼽아보자고 하였어요.
따뜻함을 받았던 기억은 어떤게 있는지도...
일일이 갚지 못한 채 받은 마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어제 책이 왔어요.
친구의 이름과 영세명이 적혀있는 봉투를 뜯으며
나는 누구에게 무슨 선물을 줄 수 있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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