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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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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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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외롭 습니다.


BY 도영 2004-06-01

나의 하루 일과는 이렇다.

이틀에 딱 한끼만 먹는 남편 출근 시키고

한시간후 복달이 학교 보내고 나면 9시.

세개의 아침 드라마를 여기저기 기웃 거리다

에세이방에 들려 따끈따끈한 글 체크하고

어영부영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학원 출근 준비를 한다.

주차장에 세워 놓은 흰색이지만 워낙 세차를 안하니 회색빛에 가까운 자동차 문을 여니

싸리가치로 종아리 맞는것 같은 뜨거운 초여름 볕을 받은 자동차 내부는

숨이 턱 막히며 맨 팔뚝이 좌석에 닿는 순간 원타임에

""핫 뜨거 뜨거 "그 노래가 튀어 나온다.

그리고 이십여분후 학원에 도착 해서 꼬맹이들과 서너시간 놀아주고 나면

여름인 탓에 오후 다섯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강렬한 태양광선은 이글이글 아스팔트를 녹이고

차창유리문을 사정없이 통과해 나의 양미간은 잔뜩 찡그려 트려 놓는다.

학원을 나와  삼분여 거리인 헬스클럽을 지나

바다를 끼고 또 오분여 달리다 보면 원형 승마장이 보인다.

지독히도 말안듣는 날 잡아 무그라 타입에 영득이를 한시간여 타다 보면 그제야 오렌지빛 노을이 승마장 주변을 물들이며 고독이 스멀스멀 스며든다.

집에 갈까말까 핸들을 오른쪽. 왼쪽으로 돌려보다 헬스클럽 방향인 왼쪽으로 향했다.

집에 가보았자 아무도 없을걸 .

홀로 밥숟갈 입에 떠넣기 싫어 헬스클럽으로 향한다.

다시 오분거리인 헬스 클럽에 도착 .

종일 피가 다리로 몰린것을 순환 시키고져 십여분 기구에 거꾸로 매달린채

일상의 단조로움에 길들여진 나를 해부하다 다시 봉합을 하고 운동을 시작 한다.

운동 두시간후  집에 돌아 오는길은 완전히 어둠이 내린 저녁 9시.

주차장에서 올려다 보는 우리집 베란다  창문은 불꺼진 창이다.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 가로등 옆 내 삼십대 초반에 심어진 은행 나무를 올려다보니

은행잎이 제법 무성 하니 무성한 은행잎 만큼이나 내나이 숫자도 높아졌음을 깨달으며

여덟개의 일층 계단을 밟고 또 여덟개의 이층계단을

굽 낮은 샌달 뒤축으로 꼭꼭 밟고는 아무도 없는 문을 따고 들어 가면

((윙)) 하는 냉장고 소리만이 어두운 거실에 울려 퍼진다.

허기짐도 모른채.

그저 생존을 위해서

내일 움직일 힘을 마련코쳐 압력밥솥 뚜껑여니 이틀전 해놓은 밥이

먹어줄 사람이 없어 쉰채로 시큼한 냄새가 내후각을 건들여 놓는다.

라면물을 얹어 놓고

냉장고에 토마토를 꺼내 한입 꾹 깨물어 입에 문채

오후내내 참은 소변을 보려고 변기통에 앉아 우물우물 토마토를 씹어

위장속으로 밀어 넣다 보면""에이씨..왜이리 외로운거냐..왜이리 고독 하냐'"중얼 거리며

주방으로와 라면을 찾으니 라면 마져도 떨어진채 없다.

궁여지책으로 열무물김치에 잔치국수를 삶아 후륵후륵 넘기고는

세수를 하고 모기장이 그대로 쳐진 침대위로 엉금엉금 올라가

며칠전 구입한  숙면을 위한 아로마를 베겟잎에 서너방울 뿌리고  

티비이를 보다 티비를 켜놓은채 잠이 든다.

그러다.

현관문 따는 소리가 조심스럽게 들리고.

안방문이 열리는가 싶더니.

늦게 들어온  복달이가 치치직 거리는 티비 소리를 끄는 탈칵 소리에 실눈을 뜨고

""밥은?""

""어 먹고 왔어...안녕히 주무세요..""

 문을 닫고 나가 목욕탕에서 씻는아들의 세수 하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으며

잠속으로 빠져들면서도 비몽사몽간에 

""하아...외롭다 외로워.내일도 외롭겠지.내일도 ..음냐리 ...쪕쪕.""

늘.반복 되는 따분한 일상

단조로와 싱거운 나날

건조해서  먼지 날듯한  푸석 거리는  매케한 나날

윤기가 없는 까칠한 일상은 나이가 들수록  거듭 되겠지.

여름 바닷 바람 조차도 시린 느낌으로 마치 한겨울 대나무 서걱 대는 소리처럼 스며들고

휑한 내일도 역시 해는 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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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입니다.

학원 원장언니한테 퇴근 한다는 눈짓을 하고 학원 골목에서 올려다 보는 하늘은

그날따라 구름이 잔뜩 낀 날이였습니다.

구름이 잔뜩낀  그날 하늘을 보니 허기가 몰려왔습니다.

육체적인 배고픔인지.

정신적인 허기인지 위장을 그득 채우면 나을것 같아.

서너번 가본 솔밭이 있는 바닷가 .천원짜리 손칼국수 집을 찾았습니다.

일부러 나는 바다와 가장 가까히 놓인 원형 나무 테이블을 골라 자리를 잡고

정면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나무젓가락을 뜯어 두개를 만들어 손바닥으로 비비니

나무젓가락에서 뿌연것들이 비듬 처럼  테이블 위로 떨어집니다.

마치 푸석 거리는 내마음속에 고독이 풀풀 떨어지듯 말입니다.

고명으로 얹은 파란 정구지를 나무젖가락 으로 휘휘 석어 

후륵 후륵 국수 한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솔밭 바닷가를 나오는데.

왜그리 청승 맞던지.

어쩜 그리 가엾던지.

 

그러고 보니 내일이 마흔네번째의 제 생일이군요.

옆구리 쿡쿡 찔러야 내 생일임을 아는 나의 가족들.

나조차도 오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 오는길에

내일 아침에 정작 필요한 미역을 사지않고  엉뚱한것으로

장바구니를 채운 사실을 알았답니다.

모..미역국이야 수시로 끓여 먹는 음식이니 의미를 두지말자 내마음을 다독이며

내일 내생일날 테스트를 해볼 참입니다.

나의 가족들이 내 생일을 기억 하나. 못하나.잇빨을 뽀드득  뽀드득 갈면서

내일을 기다리렵니다.

그러니까  엣세이방님들 쉿!!후~~~

 

 

잇빨 가는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