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집에 놀러 왔던 후배가 전화를 했어요.
"선배 아무래도 조만간 그곳에 다시 가야 할까봐
우리 남편이 그러는데 왜 지난번 선배집 뒷산
머우 따던곳 있지? 그 옆에 눈도장 찍어 둔
식물이 있는데 아무래도 산삼같아." 하데요.
"뭐라고라고 산삼?"
전화를 끊은 나 가슴이 방망이질 쳐 가만 있을
수 있나
일하는 옆지기를 꼬드겨 호미들고 괭이 들고
산으로 가자 했지요.
영문도 모르고 따라나선 옆지기 그런데 등산하자며
웬 괭이? 하는데 나는 은밀히 귀에다 속닥거렸지요.
"아이고 이 여자야 그런 일있으면 그 사람들하고
같이 가야지. 쯧 쯧." 하네요.
"나 궁금해서 미친데이. 삼인지 뭐신지 가서
보고만 오자." 해서 겨우 그 장소에 간 옆지기와
나 아무리 눈을 비벼도 산삼은 커녕 도라지 비슷
한 것도 안보이네요.
"야 야 산삼은 아무 눈에나 비나 마음이 고바야지."
"그럼 당신 눈엔 왜 안보이는데?" 하니
"산신령님이 일주일은 참아야제 그카네."
괭이들고 앞장서 내려오는데 갑자기 그이가
"심봤다 ~ ~ 심봤다." 고함을 지르데요.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속봤다~ ~ 속봤다. 누구 누구 속봤다~ ~"
그러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