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
우리 남편의 착하고 예쁜 마누라.
어떻게 착해?
아무것도 아닌일에 길길이 뛰며 화내는 남편앞에서
찍소리도 안내고 가만히 있는다.
(속으로는 노래를 부른다..♪♬천두웅산 바악달째를 울고넘는 우리니이마.♪♬)
훌륭한 음식 솜씨로 남편이여 아이들이 외식을 싫어하게 한다.
양식이면 양식, 중식이면 중식, 굽고 튀기고 끓이고 조리고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따끈하게
먹도록 주방장겸 웨이트레스 노릇을 한다.
(진이 빠진 주방장겸 웨이트레스는 아이들이 남긴 음식을 대강 먹는다.)
옷은 뚱뚱해진 이웃아줌마가 재활용통에 넣기 전에 받아다 입는다.
(날씬한 몸매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시어머니 용돈은 50만원씩, 친정에는 5만원도 안보낸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 쓸때마다 '에구, 남편이 이돈을 버느라 얼마나 애썼을꼬'미안해 한다.
시동생 시누이에게는 집 사주고 차 사주고 가게 차려주고
친정동생에게는 돈 꿔 주고 이자 받는다.
가끔 세상일이 마음에 안든다고 속상해 하는 남편을 보면
안타까와 가슴이 저려온다.
아플때 병원비에 비싼 보약값 내주는 남편이 고맙고
황송해서 눈물이 찔끔 나온다.
(세상에 남편말고 누가 나 아플때 망설임 없이 병원비를 척척 내주겠는가)
남편과 함께 사람들을 만날때는 함부로 말하지 않고
내가 하는 말이 남편귀에 거슬리는 말일까 아닐까 먼저 생각해보고
남편 눈치를 보면서 말한다.
남편이 일찍 자는날은 연속극도 안보고 만다.
...
착한 아줌마 얘기를 늘어놓다가 컴퓨터 모니터옆 어항속 금붕어와 눈이 마주쳤다.
금붕어가 말한다.
"버 어 엉 신"
"뻐 어-어 끔"
거릴줄만 알던 금붕어가
오늘은 내눈을 쳐다보며
"버 어-엉 신"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