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양만으로 그 사람을 평할수는 없다.
눈빛만 봐도, 차린 모습만 보아도 어떤 사람인지 안다고들 한다.
생김새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수 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표면에 드러내지 않는 이상, 내가 겪지 않는 이상 한 사람을 평한다는
자체가 나는 싫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그렇다구 무작정 고독을 씹는 여인네는 절대 아니구 지인들과 가끔
차 한잔 밥 한끼 정도 먹으며 보내는 시간에 양념조로 아줌마들과의
수다를 조금 낑겨주며 무미건조함에서 벗어나 행복지수를 조금이나마
높이려 발버둥치는 평범한 아줌마일 뿐이다.
한 지붕 네 가족..
소위 말하는 건물주...우리네는 아주 작은 건물의 주인이다...
1층에는 식당과 미장원이 있고 2층은 컴퓨터 학원이 세들어 살고 있다.
비록 살림살이를 하진 않지만 한 지붕 밑에서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인연으로 생각하고 가까이 지내려 하고 있다.
전에 시어머님께서는 세입자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무척이나 꺼려
하셨다. 선을 분명하게 그어놓지 않으면 임차 임대문제에 하자가 발생하였을시
곤란함을 겪게 된다고...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어찌 흑과 백을 정확히 구분하면서 살까..
물론 필요할때도 있긴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융화하며 사는것이 옳은 방법
아닐까 한다..
딸아이 먹을 아이스크림을 듬뿍 사오면서 식당주인과 일하는 아줌마에게
몇 개씩 건내주고 그 옆 미장원집 아이들에게도 나눠주고 들어오는 남편..
반면 긴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짧게 인사만 하고 볼 일을 보는 나이다.
그래서 세입자들은 나를 무척 어려워 한다. 깐깐하다고...
남편이 절대 그렇지 않다 해도 내 첫인상이 그리 차가워 보였나보다.
할말도 별로 없고, 미장원에 들어가자니 늘상 모여 화투 아니면 수다로
하루를 때우는게 보기 싫었고 식당역시 오는손님 가는손님 틈에 끼여 중간
중간 이야기 하는것도 싫었다.
그랬더니 주인언니는 너무 고상하고 도시적이어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남편에게 귀뜸을 해주곤 했나보다.
알고보면 지극히 평범한 아줌마이며 절대 차갑지 않은 나인데 그 첫인상과
보여지는 나의 행동이 마이너스되고 있었던 것이다...
며칠 전 남편은 2층 컴퓨터학원식구를 제외한 세집이 노래방을 가자고
제안을 내었다.
나는 물론 O.K 였다.
해서 다녀온 노래방....
맨 정신에 노래하는 것들을 왜이리 꺼려 하는지...
술한잔 곁들여야 노래가 나온다며 병맥주가 계속 들어온다.
차갑고 고상하게 보인다기에 일단은 내가 망가져 주기로 했다.
그래야 편하게 놀수 있을테니...
놀땐 놀고 하고자 하는 일엔 푹빠져 일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마이크를 잡고 신나는 곡을 부르니 너도나도 일어나 춤과 함께 다음
곡들을 예약하기 바쁘다..
서로 손잡고 돌리고돌리고를 반복하며 어깨를 감싸 안으며 부르는 노래
속에 언니 형님 소리가 절로 나온다.
연배는 내가 가장 위이니....
내가 친 울타리는 절대 아니였는데 그들끼리 스스로 나에 대한 벽을 두었나보다.
세입자와 건물주가 아닌 한지붕 한식구로서 두어시간을 투자해 나눈 벽 허물기...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건물주라면 혀를 내두르는 세입자들이 무척 많다.
서로 배려하면서 조금씩 물러설때 한지붕 한식구가 될수 있을 것이다.
친구와 함께 바닷가를 잠시 다녀 오면서 길가에 열린 오디를 보았다.
손이 물이들 정도로 한봉지 따오니 미장원에서 나를 부른다.
"언니 괜찮아요?"
"아...머리아퍼서 혼났어요"
"그게 뭐에요?"
"증산에 뽕나무가 있던데 오디가 얼마나 많이 열렸는지 이만큼 따왔지"
수다떠는 손님과 여인네들이 앉아있는 탁자 위에 따온 오디열매를 한웅큼
먹으라고 쏟아 붓는다.
"다음에 또 노래방 가요"
"ㅎㅎㅎ 그래요"
전혀 놀 것 같지 않았는데 너무 잘 논다면서 다음에 또 한번 가자는 세입자들..
춤추고 노는 내 모습에 다들 놀랬다는 평을 들으면서 오디로 물든 빨간 손을
흔들어주며 나는 3층 내 집으로 올라간다...
♬ 나도 놀 줄 안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