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
남상순
카페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옷도 조금은 갖춰 입고
거울을 보고 조금은 긴장이 되어 좋다.
거기서는 아무말도 안해도 된다.
음악이 있으니까
조금은 슬픈것처럼 신중해도 어울린다.
삶에 지친것처럼
여유가 필요할만큼 열심히 살아온것처럼
거기서는 좀 헤프게 감정이 치달아도 좋다.
분위기에 약한 모습이라고 용납될테니까.
조금은 비뚤어지고 싶은 속마음을 들켜도 좋다.
삶이 그리 만만치 않은 것이라고 눈빛으로 말할 수 있다.
거기서는 조금 낭비해도 좋다.
원래 그럴려고 갔으니까
조금은 허물어지고 싶은 날이 있다.
잘 세워졌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을 세워나가는 일이 때로 힘드니까.
한순간쯤은 엄살을 피우고 싶을때가 있으니까.
카페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내 인생의 괘도 속에 뛰어들 수 없는 사람
내 인생의 책갈피에 그냥 끼워 두고 싶은 사람
그냥 그렇게 사라질 이슬처럼 영롱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