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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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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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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철걸"아짐...


BY 철걸(kim4650) 2004-05-01

중학생인 아이들의 중간고사가 오늘로써 끝난 관계로

방안퉁수 마냥  집 구들만 지키고 있던 이 철걸 아짐이 모처럼

봄바람난 아낙처럼 예전에 알았던 모든이들을 오늘 왼종일

만나고 눈도장 열심히 찍고 들어왔습니다.

막상 뭔가를 해보려고 마음 굳게 먹고 현실을 직감해보니

수중에 너무도 가진게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합니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 같았던 지난 시간이 있었습니다.

십여년전 여성 전용사우나에서 아주 편안한 자세로 때밀이 언니에게

마사지받고 안마받고 수다떨며 때밀던 시절들이....

 

오늘은 그사람들을 만나러 다녀왔습니다.

아직까지도 현직에(?) 몸담고 있는 언니들도 계시고 새로운 얼굴도

여럿 보였습니다.

당당한 손님이 아닌 몸움추러든 철걸의 모습으로요.

며칠을 집에서 곰곰히 생각해 봤드랬습니다.

고소득 이면서 몸으로 때울수 있는일이 무얼까를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게 없어서 목욕탕 때밀이를 하면

노력한 만큼 벌수도 있다는 얘길 아는이를 통해 들었었거든요.

사우나 한 코너에서  근 20 여년을 미용실을 하는 언니는

저에게 피부맛사지하고 경락을 배워보면 어떻겠냐고도하고

제가 미용쪽은 괜찮지 않을까?하고 반문했더니

배워서 샵을 차리면 좋은데 배우는 시간이 근 1,2 년은 소요해야

하고 직접 개업전까지는 배우는것도 중요하지만 많이 보고

남의미용실에서  실습도 해야하는데 그때까지(1,2년 동안)

수입도 없을텐데 가능하겠느냐 묻더군요..

또 때밀이 언니는 당장 수입이 생기는건 때미는건데

외상이 있는것도 아니고 현찰 장사니 한결더 수월치않겠느냐하고..

글쎄 어떤 방법이 더 내게 유리하고 현명한 방법인지 도통

기준이 서질 않아서 말씀 잘듣고 간다고 일어서 나오긴 했는데

어떤 길이 더빠르고 내 적성에 맞는길인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알량한 자존심과 오장육보는 길에 내팽게친지 오래 되어서 그런건

문제가 되질 않는데 전자던 후자던간에 일단은 학원에 등록해서

배워야하고 나름대로 알아보니 미용쪽은 국비로 배우는곳이

있긴한데 그것도 만만찮게 실습비가 많이들더군요.........

 

예전엔 가사원에 등록해서 여기저기 부르는곳에 가서 일을하고

하루 일당을 벌어온적도 있었는데 인제는 마흔줄에 들어서니

이름도 모르는 생소한곳 찾아 헤메기도 싫고 그러네요.

마음 같아선 당장 무엇이라도 할것 같은데 아직까지 마음의결단을

과감히 내리지 못하고 또 금쪽같은 하루가 저무네요.

어제는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재래시장에 들러서

잘아는 젊은 부부에게 의논차 찾아갔더랬거든요?

시장안에서(리어커 좌판) 순대,떡뽁이.튀김,오뎅등을 취급하는데

제가 한 2년여 지켜봤는데 항상 손님이 많아요.

하루 매출이 약 35만원에서 40만원정도 오른다고 하더군요.

.두분다 아직 젊으신데(30대 초반) 벌써 자리를 완전히 잡았어요.

오랫동안 신랑쪽 어머님이 하시던걸 물려 받아서 하긴 하지만요.

그래서 혹 이런 리어커자리 잡을려믄 얼마나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글쎄 길에 서있는 리어커자리에 권리금만 1,000 만원 이라네요.

놀랠수 밖에 없었죠.그래도 자리가 안난다네요.

말은 못하고 그냥 리어커 장사는 포기하고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나누다 들어왔는데 그전에 빗좋은 개살구였던 제자신이

한심스럽기까지 하더군요.젊은 나이에 다들 저리 열심히 살고

벌써 제위치에 올라서 있는데 나는 뭔가!하는 바보같은

생각만 자꾸 들더군요.

내 새까만 속도 모르는 그 젊은 부부는 "누가 장사하시게요?

사장님은 언제 장사 시작하실거예요?냉면 맛있었는데..." 하더군요.

그냥 대답대신 배시시 웃고 말았는데 고맙게도 작년 우리가게

냉면맛을 잊지않고 계시더군요....

 

며칠집에 있다보니 왜이리도 내자신이 한심스러운지요.

그렇다고 내가 몸을 사리는것도 아니고 눈만 크게 뜨고보면

온세상에 일할것도 많고 돈되는 일도 많은데 아직까지

제눈엔 막상 이거다 하는게 없으니 참으로 속절없지요..

근 15년을 입으로 먹는 장사를 하다보니 인제는 색다른일을

하고 싶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현재 번듯하게 내이름으로

가게 차릴 입장도 못되구요... 그렇네요..

뭔가 앞으로는 전문적인 일을 해야할것 같기도하고

배운게 도둑질 이라고 식당쪽으로 다시 골몰히 생각해 보기도하고....

오늘도 이런저런 앞날 걱정에 머리 터지는 "철걸"입니다.

생각이 많다보니 육하원칙에 준해서 지면에 알아듣기 쉽게

글을 써야 하는데도 제 생각만큼 잘 옮기질 못하고 얼렁뚱땅

서툰 이야기 보따리 맥없이 풀어 놓고 나갑니다.

오늘 정말 정신없는 "철걸"의 모습 입니다.

갑자기 손풍금님 생각이 나네요.. 제아듸 같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