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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그리고 빨간색


BY 올리비아 2004-04-30


오늘 작가방에 잠시 들어와 보니
보라색 라일락 꽃향이 코를 찌른다.

순간 바쁜 비아의 마음을 붙잡게 만든 색깔이야기.

좀전까지만해도 나혼자 가정의 평화를 위해 
태극기 바라보며 국기에 대한 경례도 세번 외치고

참을 忍자를 마음속으로 세번이나 써보았건만..ㅠㅠ

음...그렇다고 보라색에 대한 추억이 있다는 건 아니고,
음...그렇다고 또 없는것도 아니고..
음...그렇다고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여간 뭐가 뭔지 모르지만 왠지 그냥은 아쉽고
마음이 심란시러우면서 잠자는 올리비아의 손끝에 

힘을 실어주는 그 무엇엔가 이끌려 잠시 컴앞에 앉아
글을 쓰려고 하니 뭐..별 할말도 없는것도 같으고....

(뭔말인지 헷갈리셨나요? ㅎㅎㅎ성공이닷)

밝은색은 눈으로 즐기는건 좋아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색은 썩그리 밝은색이 아닌것 같다.

누군가가 내게 좋아하는 색을 물으면 
그럭저럭 튀지않는 색을 좋아한다고 했다.

보는거와 달리 나의 실생활에서 
좋아하는 색은 으뜸 청색이나 갈색.

예전에 남자를 만나면 청바지가 잘 어울리고 
파란색이 눈부시게 돋보이는 사람을 좋아했다..

면도를 막 마치고 나온 물기어린 푸른 남자의 턱선..
크~ 넘 고혹적인가..ㅎㅎ

그래서 어쩜 그 옛날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좋아했었던것 같기도 하고..
로버트 레드포드를 좋아했던 것도 같고..

그눔의 턱선땀시..^^;

하여간 그렇게 내게있어 보라색만큼 
신비로운 색이 바로 시퍼런 멍든 파란색이었다.

아마도 지금의 남편이 그때 
청쟈켓을 안입고 나왔더라면..

그 푸른 쟈켓이 어울리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내마음에 파란 멍이 들지 않았으련만

허긴 콩깍지가 씌어서 색깔이 제대로 보일리 있겠냐마는..ㅡㅡ;

그렇게 밝은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를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 사람이 바로 우리 엄마다.

"넌 왜그렇게 젊은애가 우중충한 색깔만 좋아하니?"
옷을 입어도 화장을 해도 엄마는 늘 내게 그랬다.

결혼식날 미용실에서 내 입술에 
빨간색 루즈를 발라준 미용사를 원망하며

거울보며 박박 지우고 갈색으로 덧바르고 있는 
나를 보며 엄마는 눈흘기며 말렸으니..

지금 생각해도 우스운 광경이 아닐수 없다.

늙은이마냥 옷도 어두운 색만 입는다는둥
젊은 애가 화장도 화사하게 안한다는 둥

그런소리를 미스때부터 20년 
가까히 듣는 나로썬 이젠 변명도 지쳐 

"냅둬~걍 내멋에 살게~~"
하며 약오른 엄마를 더 약올린다.

스무살시절 어느날.. 
엄마가 느닷없이 내게 겨울잠바를 사준다길래

공짜옷 생긴다는 마음에 쫄랑쫄랑 입 헤~벌리고 
따라가서는 졸지에 딴따라가 되서 집에 돌아왔다.ㅜㅜ

엄마는 겁많은 날 데리고 악세사리점에 가서는
귀걸이를 달아준다며 안하겠다고 우기는 나를 

끌고가서는 막힌 귀를 빵빵 뚫어놓질 않나.. 
(그날 귀뚫고 기절해서 약먹었뜸.@,@;)

언제나 내가 옷 사입는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엄마는 마치 내게 뭔가를 보여주기라도 하려는듯 

옷가게에 들어가 내게 옷하나를 점지해 주고 입혀주는데..
캬~*,*

목둘레에는 타조마냥 하얀털이 복실복실 감싸있고..
색색이 노란색 파란색 하얀색이 크게 나누워진 잠바를 내게 입히더니

"햐~ 비아야~참말로 화려하고 이쁘네~~"
"어머! 그러게요 너무 이뻐요~~"

이 소리는 20년전 내게
울엄니와 옷가게 주인아줌마의 말이다..

화려함의 극치..날아갈듯한 인조털..

캬~그 옷입고 바로 나이트 한탕 뛰면 
크게 한건할 폼새였지만 

그바닥에 손씻은 성숙된 나이로써
내 어찌 이 옷을 입을수 있단 말인가..ㅡㅡ;

아..정말..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색조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 무서운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는 칭찬에 

그만 맛이 휙 가삐러서는  순간 진짜 
타조 한마리가 되어 집으로 똘래똘래 입고 왔다. --++

그 뒤로 초라했던 나의 옷장안을 
화려하게 장식한 그 공포의 삼!색!파!카!..

(세상에나~엄마네집에 가니 아직도 그잠바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지금도 난 옷을 살땐 여럿이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주로 사입는다.^^

왜 내몸은 인형처럼 밝고 이쁜색을 거부하는지..
그저 평범하고 편안한 유니섹스 스타일만 좋아하는지..

신이 주신 몸매를 이렇게 감추는것도 죄악인데
(헐~뭔소리여..ㅎㅎ농담이다...)

에고..그러고보니 지금내가 입은 옷도 
청색티에 청색 스판바지넹...^^;

그렇다고 빨간색이나 다른색의 옷을 
안입는건 물론 아니다..

옷이 없으면 뭔들 못입으리오~
지금은요... 없어서 못입어요...

그리고  사실 가끔은..
나 오늘밤 한가해요~라고 

조용히 외치고 싶을땐..
왠지 서랍속의 빨간색 옷이 땡기기도 한다..하하..

쩝..--+

마무리가 넘 셌나?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