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뭐가 뭔지도 모르고 사진을 찍어댑니다.
겁도 없이 그저 좋아서 찍습니다.
언젠가 답답해지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기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 행복합니다.
마치 처음 운전 배워서 차를 몰고 지구 땅끝까지 달려갈듯이
자꾸만 핸들을 잡고 싶던 날처럼 말입니다.
그러다 어느날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자동차가 장난감이 아니다!' 라는 것 말이죠.
그리고는 오늘까지 23년째 운전을 합니다.
이제 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점점 두려워진다." 라는 말입니다.
한낱 기술에 속하는 자동차 이야기로 사진을 언급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아침 사진을 찍어서 포토샵을 하는 과정중에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라는 물음을 하게 됩니다.
사진 한장 한장을 들여다 보며 그 사진에게 묻습니다.
"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그 다음의 대답이 나와야 작업을 합니다.
아무리 고와도
아무리 좋아도
아무리 애써서 찍었어도.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그 뒷 이야기가 없다면 여전히 미련이 남지만 던져 버립니다.
사진은 빼기작업이라는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것처럼
아까워도 빼고, 아쉬워도 잘라냅니다.
글 쓸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 너절한 수식들을 잘라냅니다.
형상화 작업이 주제를 부각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미사려구도 군더더기일 뿐입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그 다음 이야기를 사진 속에서 찾아낼 수 있을때
사진이 살아난다는 것을 조금 알듯합니다.
인생살이란 또 어떤 것일까?
삶은 해석되어야 하고 내 삶의 오염된 부분들을
날마다 삭제해가는 과정이 성숙해가는 과정이 아닐런지요?
어린아이처럼, 하룻강아지처럼, 초보 아마추어 사진사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기쁨에서 어리둥절하게 시작되지만
마침내 그렇게 순수한 기쁨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