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는 1.일.하나라는 말을 싫어했다.
아니,어쩌면 혼자라는 말을 두려워했는지도 모른다.
길지도 짮지도 않은 사십여섯해를 돌아다보면
어릴땐 언니와 꼭 붙어다녔다.
뒷동산이며 시냇가 논두렁 밭두렁 고무신안에 올챙이를 가두어둘때도
겨울야산에서 갈비를 밀가루푸대에 꾸욱꾸욱 눌려담을때도
술래잡기 돌차기 고무줄뛰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자치기
그런 추억들속에 나는 언제나 혼자가 아닌 둘 이었다
여학교 시절엔
친구랑 어디에든 같이 다녔다
등교길 갈림길에서 기다렸다 같이가기
매점으로 온실로 도서관으로 수돗가로 동산의 작은 오솔길을 걸을때도
낙엽을 주울때도 코스모스 사이에서도 등꽃나무 아래에서도
우린 그렇게 자석처럼 붙어 다녔다
세월이 흘러가며
생활의 패턴에 따라 나의 팔장을 끼고 다닐 파트너가 바뀌었을뿐
여전히 혼자라는건 어색한 그림이었다
둘이서 수다를 떨다가 셋이서..세월이 나이를 더해갈때마다
수다를 떠는 그룹의 인원이 많아져가면 갈수록
그만큼 내가 꺼내어서 쏟아내는 말들도 당연히 많았을것이다.
말로 사랑을 받고 말로 상처를 받고 말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나를 바라보며 이제 남이 나를 어떡해 생각하느냐에 매이지말고
내가 제일 먼저 나를 사랑하는 친구가되자라고 결심을 해본다
'나와 내가 친구하기'
혼자서 뒷산을 오르며 내 마음의 소리들에 귀를 내어주고 마음을 내어주고
혼자서 여행을 하며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가를 생각해주고
혼자서 바닷가를 거닐어보며 파도소리에 잠시 나를 쉬게하며
혼자서 드라이브하는 자유를 누리며
혼자서 영화를 보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울고 웃기
혼자서 한잔의 차를 마시며 우아한 고독을 씹어보기
혼자서....
혼자서....
그렇게 모두로 부터 잠시 나를 격리 시킴으로서
홀가분해 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드는건 나이테를 넗혀가고 있다는 증표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