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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사랑 진한감동*(6)카페에서 낮잠을


BY 남상순 2004-03-31

오후에 잠시 내외가 나드리를 했다.
남편은 아나로크 캐논 카메라를 들고
나는 디지털 니콘 카메라를 들고
잠시 단둘이 출사여행을 한 셈이다. 

늘 분주한 삶에 함께 즐길수 있는 취미생활이 없던 차
카메라를 같이 들고 사진을 찍는 즐거움은 색스러웠다.

오늘 몹시 기분이 다운된 나를 격려하려
기꺼이 따라나서준 남편의 고마운 배려였다.

점심때가 되어 달리던 차를 멈추고 카페에 들어갔다.
오늘이야말로 칼질하는 느끼한 것이 먹고싶었다.

한낮의 카페는 사람도 적고 음악도 고요하다.
스프가 나올무렵 남편은 졸고있다.

얼마나 딱한 노릇인가?
앞에 앉은 여자가 얼마나 무안한가?
식사후에 다시 5분만 자겠다고 한다.
춘곤증인지, 식곤증인지 딱해서 허락하고는 사진을 찍어댔다.
남편 조는 모습이랑  식탁에 놓인 찻잔과 과일 그리고 안경!
자는 남편을 기다려주는 일이 힘들지는 않았다.

나오면서 한마디 했다.

"애인을 앞에 놓고 그리 사정없이 자면 얼마나 딱한 노릇이냐"고
"아무리 매력없는 여편네라도 그렇지 그렇게 챙피를 줄 수 있느냐고?"

하지만 한술 더 뜬다.
"당신은 애인도 여자도 아닌 아내지"
"아내 앞에서는 얼마든지 잘 수 있는거지"  

칭찬인지 무시하는건지 모르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토록 고달프고 힘겨운 날들을 보내면서도
아내가 마음이 답답하다니까 졸면서라도 차를 몰로
강화나드리를 동의해준 고마움 때문이다.
내가 오늘 손해본 것은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