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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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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싱그럽고 향긋해~


BY 수련 2004-03-30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준 단비가 밤새 내렸어요. 화려한 옷을 입은 벚꽃나무들의 꽃잎들이 짓궂은 봄비에 눈 꽃잎이 되어 걸음걸음 발 밑에 흩어져있어 아파 할까봐 피해 가다보니 지그재그 이상하게 몸을 흔들게 되어 누가 볼 새라 뒤꿈치를 들고 얼른 뒷산 언덕으로 후딱 뛰어갔어요. 물을 머금은 흙 냄새가 코를 향그럽게 만들더군요. 바구니 하나들고 한 손에는 과일칼을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누굴 살인(?)하러갔냐구요? 아니요. 쑥 캐러 갔습니다요.ㅎㅎㅎ 봄비에 먼지가 깨끗이 씻기어 진 초록빛을 띠고 건드리면 진한 향기를 품어내는 쑥을 차마 칼로 건드리기가 애처로웠지만 어쩝니까 저도 먹고살아야지요.ㅎㅎㅎ 그 옆에 보라색 날개를 펴고 앙증맞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제비꽃이 내 손을 더디게 만들었지만 허리춤의 맨살이 시리도록 엎드려 한~ 바구니를 캤대요. 오늘 저녁 집안 가득 쑥 냄새를 풍기며 쌀뜨물에 된장을 조금 풀고 조개를 넣어 쑥국을 끓이렵니다. 반은 남겨놓았다가 쌀가루를 섞어 쪄내는 경상도식 일명"쑥 털털이"를 만들어 우리영감하고 밤참으로 먹을래요. 에세이방님들~우리집으로 놀러오실라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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