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큰녀석을 기숙사에 내려놓고
창쪽에 가니 그래도 보이는 곳은 초록의 나무라 나름대로
안도감을 가져본다
'공기라도 좋아야 할텐데 ..'
중얼거리는 엄마의 소리를 듣기라도 한듯
"걱정 마셔요 아들 안 죽어요 ~~"
곁에 있던 환경을 연구하는 조카가 한마디 한다
"야 죽는 건 문제가 안 돼 서서히 아주 조금씩 죽어가는 것 바로 그것이 문제야"
아띠 !!!
둘 .
말이 좋아 6년장학생이지
학점이 3.5가 안되면 여지 없이 장학생이란 타이틀은 없어지고
졸지에 학비는 물론 기숙사비까지 내야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집에다는 호기있게 이야기 하고 남학생들은 술에 외로움에 친구에 젖어서 지내다 보면
여기 저기 학점은 빵구가 나고
심하면 기숙사에서 쫒겨 나기까지 하는데
집에다 차마 기숙사에서 쫒겨났다는 말도 못하고
그 적은 돈으로 방을 얻느라고 곤혹을 치른다
이름하여 간신히 얻은 쪽방에서
밥도 못먹고 라면 하나 겨우 끓여먹은 학생들은
설거지를 서로에게 미루다가
그 냄비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사흘 ..이제는 곰팡이가 무서워서 씻지도 못하겠다는데 ..
그 소리를 들은 조카가
"이런 ~~그 물을 매일 갈아주었어야지 ~~~"
내 참 !!!
셋 .
대전에 사는 내친구
그야말로 팔자가 늘어져서인지
늘 방이 세개씩이나 남는데
나보고 안 놀러온다고 성화이봉사다
"야 너 힘들까봐 그렇지 ~~"
"야 나 아줌마 쓴지 6년째야 .."
"헉 아줌마까지 .."
"우리 아줌마는 우리집에 와서 매일 맛있는 것 먹고 놀다가 간다 ~"
"뭐? 그 아줌마 내가 할께..~~가뜩이나 알바자리 없나 연구중인데 ..아무리 그래도 그 아줌마하고 놀기보다는 나하고 노는 게 낫지 않니 ?"
"아니야 아줌마 하고도 놀만해 .."
친구간에 자존심이고 뭐고 맛있는 거 먹고 놀아주면 월급준다는데
그 아줌마라는 일자리 찾아서 대전으로 가볼까나 ..
넷 .
그 대전에 사는 친구가 찜질방에 뚱뚱한 아줌마와 같이 갔는데
갈비씨 내친구에게 자기 몸을 보여주기 부끄러워 교대로 샤워를 하기로 했대나 뭐래나
"야 이왕 갔으면 그냥 같이 씻지 뭐 그렇게 복잡하게 사니 ..?
"그러게 말이야 가슴이 세개 달렸나 왜 그러지 .."
ㅎㅎㅎㅎ
교수를 하는 친구는 늘 착하고 자상하던 성격도 변하여
날 야단치고 격려 하는 듯한 기색이 역력해서 어떤때는 무섭기까지 할 때가 있는데
오랫동안 백수처럼 --보통의 아줌마와 달리 도우미 아줌마를 쓰는 관계로
자기는 우스개 소리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대나 뭐래나 ..
본질은 숨길 수 없다는데
나는 본질이 있긴 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