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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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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아픈 얘기 하나


BY 동해바다 2004-03-05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주책없이 춘삼월에 송이송이 눈송이를 
     자꾸자꾸 뿌려주고 있습니다..

     타지역 폭설에도 끄떡없던 동해안에...
     올겨울들어 딱 두번째로 펑펑 내리고 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쌓아져 가는 눈..
     이 밤이 지나면 얼마나 쌓일른지요...

     아름다운 눈 세상을 야속한듯 바라보는 이가 있습니다..
     눈을 보면서 눈에 눈물 흘리는 이가 있습니다..
     100 년만에 내린다는 춘삼월의 눈 소식에 여기저기서 난리입니다만 
     아직도 애타게 내 자식 살려 달라고 가슴찢어지는 호소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맘때면 들려오는....해마다 어김없이 접하는 소식들..
     12년동안 공부해 대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고 ..
     각 대학마다 선후배간의 우애를 다지기 위해 OT를 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특히 설악단지내의 콘도가 큰 특수를 이루었다니 
     경기하향 침체로 인한 지역주민들에게는 큰 힘이 되었는가 봅니다..

     며칠 전 설겆이를 하면서 뉴스를 들었습니다..
     도내 모지방대학의 신입생이 OT에 참석했다가 
     술에 취해 베란다 난간을 통하여 옆객실로 가려다 추락했다는....
     이쯤때면 흔히 들리는 소식이기에 흘려 들었었지요...
 
     다음날 학교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아이가

     "엄마...민기누나가 OT갔다가....." 하며 얘기를 꺼낸다.

     "어머 그애가 민기누나였니....뉴스 들었어"

     "뉴스 봤어요? 응.....누나래요 위태롭다고 하던데"

      나와는 눈인사 하고 다니는 정도의 안면만 있을뿐 
      그 아이의 엄마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언젠가 내가 팔던 청바지 가게에 옷을 사러 남매가 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누나를 한번 본 기억이 있는데...
      말수가 무척이나 적은 아이와는 반대로  누나는 밝고 명랑하고
      참 예쁜 여고 3년생이었지요...
      남동생과 함께 와 바지를 골라주던 모습이 훤했는데...
      사고 주인공이  그 아이였다니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엄마들 모임에서도 그 얘긴 화젯거리였습니다..

     "지금 뇌사상태라던데...."

     "어머 어쩌나...."

     "그애 여고 다닐때도 엄마를 무척이나 애먹였다던데...."

     나는 모르는 얘기들을 사람들은 많이도 알더군요...

     "세상에 아이들끼리 3차끝내고 남학생 두명과 함께 마지막으로
      셋이서 또 술을 먹었대요..."

     "엄마도 술 좋아한다던데 ...딸도 닮았나보네"

     하며 수다스러운 입들은 아이때문에 정신없을 엄마까지 들먹였습니다..
     누나의 잘못으로 인해 그런사고가 일어났지만

     "휴...술먹으면 곱게 먹을것이지..."하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험담들도
     툭 내뱉었습니다. 
     테두리 안에서 접하는 사람들 외에는 두루두루 많은 사람들을 알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친한사람들 외에 내얘기도 잘 하지 않는 편이구요...
     나는 모르는 얘기들이 왜그리 많은지..

     어쨋든 이 아름다운 눈세상 속에서도 가슴아파 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뇌사상태인 딸을 지켜보고 있는 부모들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밝고 명랑한 누나의 모습을 볼수 없는 민기는 또 어떻구요...

     펑 
     펑
     펑
     펑

     내리는 눈을 보지못하는 그 아이...
     곧....아들 아이의 입을 통해....
     소문으로 후의 소식은 들리겠지요..
    
     다시는 이런일들이 일어나지 말아야 할텐데....

     특히 고3인 아들을 둔 입장에서 더욱더 걱정이 되는 이야기를
     눈소식과 더불어 조심스럽게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