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타임머신이다. 며칠전 티브에서 7,80년대의 특집 음악프로를 보면서 음악은 분명 타임머신임을 다시금 확인하였다. 7080 이라는 음악특집프로를 임백천과 왕영은이 사회를 보는데 여전히 변하지않고 생글생글 웃는 왕영은을 다시보니 너무나 반가웠다. 그리곤 한때 나의 스무살 시절을 흠뻑 적셔주던 음악들이 한곡 한곡 흘러 나오고.. 그 노래를 부르던 기억속에 있던 가수들이 무대로 나온다.. 아.. 그 사람이 바로 저 사람.. 왜 이리 변한거야.. 참으로 몹쓸놈의 세월이네.. 그렇게 좋아라했던 미소년같던 이명훈도 세월의 흐름에 중년아저씨가 되어 있었고, 20대의 젊은 그들도 그렇게 우리와 함께 기억 저편에서 소리없이 늙어가고 있었다. 물론 예측못했던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그래도.. 그때 그시절 내가 만났던 모든 이들도 저렇게 그들처럼..나처럼...많이 변했겠지? ..그대로 그렇게..나어떡해...얼굴... 흘러간 음악을 눈감고 따라부르는 방청객의 모습이 화면에 크게 크로즈업되면서.. 나역시도 그들과 함께 잠시 현실을 잊고 너무나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회상하였다. 이젠 모두들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되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고.. 순간.. 티브에서 목마와 숙녀가 잔잔하게 울려 퍼진다. 울컥.. 마치 입덧하는 여인네마냥 치밀어오르는 그 무엇은... 토하고 싶어도 토해낼 수 없는 청춘이었음을... 사랑과 우정으로.. 현실과 이상으로.. 부대끼던 그때 그 시절을 이젠 자식에게 되물림해주고 세월의 흐름에 나 여기와 우두커니 서서 이제와 토해낼 수 있는건.. 오직 그리움뿐이네.. 타임머신을 너무 오래타다보니 순간 멀미를 하나보다. 7080의 프로를 특집프로가 아닌 고정프로로 만들자는 말들이 나오는걸 보면 386,475세대들은 잠시나마 힘든 현실을 잊고 마음의 쉼터 하나 갖고싶다는 그런 마음일게다. 그렇게 익숙했던 노래 하나하나 귓전에서 멤돌고 따라 부르다 보니 그새 한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춘삼월에 내리는 100 년만의 폭설. 하늘은 어제 내린 눈에도 양이 안찼는지 지금 창밖엔 눈이 하염없이 펑펑 내리고 있다. 이렇게 펑펑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면서 탄성도 잠시 당장 눈이 얼어서 빙판길 될 도로를 걱정하는 멋대가리 없는 중년이 되버린 나도.. 한때는.. 눈송이처럼 가볍고 바람처럼 가볍던.. 스무살 가시나였던 시절이 있었음을.. 그 시절은 바로 너무나 아름다웠던 너무나 순수했었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7080 시절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