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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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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생각


BY 심호흡 2004-03-05


높고 청명한 가을하늘 참 설레이는 초등학교 운동회였다


준비물은 하얀 런닝셔츠, 검정 고무줄 반바지, 머리에 쓰는 청띠 백띠


엄마를 따라서 준비물을 사러 동네 시장을 찿았다


그때는 시장이 엄청 크고 많은 물건들이 신기하기만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시골의 작고 초라한 시장이다


흥분된 마음으로 준비물을 사고 돌아서는데


3살 아래인 동생이 울고 불고 저도 꼭 같은 것으로 사달라고 조르다

 

아예 땅바닥에 털석 주저앉아 발을 부디며 운다


엄마는 달래다 달래다 동생이 워낙 떼를 쓰며 우는통에  마지못해 사 주셨다


시샘이 많고 질투가 많은 여동생은 그 뒤로도 내가 갖고 있는 것은

 
모두 갖고 싶어해서 아예 내것은 동생것이 되어버리고 물론 동생것도 동생것이었다


어쩌다 내 친구들이 집에 놀러를 와도 내가 친구들하고 노는 것을 보면


동생은 질투심에서 내 친구들을 다 쫓아냈다


그래서 인지 동생은 어릴때 정신연령의 성장 속도가 나 이상이었다


마땅한 놀이공간이나 장난감등이 없어서인지 내가 어릴 때 운동회, 소풍은 정말 마음이 설레였다.

 

전날밤은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었고


당일날 아침에는 일찍일어나 하늘을 쳐다보며 맑은 날씨를 기도했다


물론 운동회나 소풍이 좋아서도 그랬지만 무엇보다도 평상시 먹을수 없었던 김밥이며 음료수, 과자등을 먹을수 있었기에 더욱 좋았다


김밥속에 들어가는 재료야 겨우 노란다무지에 계란말이 당근 시금치였지만

 

 어찌 지금의 햄, 소세지가 들어간 김밥에 비하겠는가?

생각해보면 너무도 맛있고 그리워 침이 꿀꺽 넘어간다


그때 그시절에는 이 김밥에다 사이다 한병이면 천하가 다 내것인 것 같았다

 

 

 

"오늘 봄비치고는 너무도 격렬하게 내리네요!

 

그래서 옛생각이 많이나고요...

 

아마 어릴때 김밥을 싸주시던 엄니가 살아계셨다면 오늘은 제가 떼를 써서라도

 

그 때의 김밥을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