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성관계 동의 앱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96

마음 비우기


BY 어떤엄마의 맘 2004-03-04

오늘 날씨는 왜 이래요
바람이 불고 급기야 눈까지 오시고 어찌나 추었던지 지금 감기오신것 같네요

 머리가 지끈거리는걸보니... ,집안에 칠순잔치가 있었어요

어떤옷을 입을까 이것저것 꺼내도 영 마음에 들지 않는거예요

겨울옷들이 다 그렇지뭐, 그래도 명색이 봄인데 어쩌구...오늘따라 쓱 꺼내어 입지못하고
이것저것 타박만 늘어놓았지요
어째 칙칙한 느낌뿐일까...
실은 어젯밤 풀어본 가방 때문이예요

반어거지로 아들놈한테 얻어낸(?)선물 보따리


선물꾸러미를 눈앞에두고 잠을자려니 잠이 와야지요
두어번 망서리다 벌떡 일어나서는 살금살금 풀었어요
 노오란가방 호오~~부담스런 노란색이 아니구요 파스텔톤의 이쁜색

짜~~아식 맘에드네
자다말고 뭐하는데 하는 애들아빠 투덜거림에 속들켜 체면구길까

도로 싸놓은채 자세히도 못본 노란가방이 눈에 밟히지 뭐예요

 그렇게 노란색 가방에 잔뜩 맘이 가 있었으니 겨울옷들이 무거워 보일수밖에요
 결국 노오란 가방색에 구색맟추어 봄옷 꺼내입고
얋고 화사한 스카프까지 두르고 흰 스타킹까지 신고 한바퀴 휘익 돌아본 다음에

 마악 집을 나서는데 출근(?)시키고 들어서던 큰놈이 눈이 휘둥그레해 져서는
'어디가세요? 데려다줄까? "

흥~~눈흘기고그냥 지나치는데 뒤통수에 대고 하는말

 "누가 선물한건지 기막히구만요 돈좀 썼겠네요? "
그래도 대꾸안하니까
"가방이 아깝다 가방이"
요놈아 내가 네속을 모르냐 돈이 필요한 오늘날에 엄마가 그냥  나갔으니 어디 속좀 끓어라

어이구 왜그렇게 춥대요
 택시를 탈려면 한참 내려와야하는데 바람이 어찌나 센지 후회가되지만
그렇다고 도로 들어갈수도없고  데려다 달래까 싶은데 다시 말하긴 좀 그렇구,
 나혼자 봄만났다구 갖은 치장에 에구구 이런걸 꼼수라고하나....

튀는 옷차림에 여기저기서 인사받기 고역이고 엄동설한에 딱 얼어죽기좋은 옷차림으로
달달 떠는 마누라를 본 애들아빠 한심한 얼굴로 점점 굳어지고, 눈이 오시기 시작하고....


속사정을 들은 애들아빠가 하는소리
"애나어른이나 ...그렇다고 금방 헤헤거리고 들고나오고싶어?"
아니 봄이 오신건 맞지요? 다들 봄봄봄 노래 부르지 않았어요?
 왜하필 오늘 날씨는 요모양 요꼴이여 가지고 스탈구기게 만드냐구요
 집에 돌아오니 이놈 없네요 분명히 돈없는데 그래도 나간 모양이네요 

 좀 마음이 안좋아요  쬐금 집어줄껄 오늘은 돈없이 얻어먹긴엔 좀 그럴텐데...

 그치만 얄미운건 얄미운거죠 얼마나 한심한놈인데요


용돈문제로 티격태격 했어요 그러다가 사용처가 나오고
아니 지난번 이녀석 여친이 들고왔던 고릴라인형이 달랑거리던 멋진 가방이

글쎄 이놈이 생일 선물로 거금 털었다는것 아닙니까?

거기다가 얼마전에 있었던 내생일엔 입 딱 씻고요

또  이번 이학기 성적표가 안오지 뭐예요 어떻게 된거냐 하니까 유미(여친)집주소로 했데요
뭐 유미가 성적관리한다나 기도안차서 쳐다보니
신기하다는듯  똑같이듣고 공부하는데 왜 유미는 성적이좋지? 난씨밭인데 갠에뿔야

으이구 맘을 비워야지
 맘비울일 또있네요
 자신의 아들들에게 만은 인기관리 차원에서 무조건적 편을드는 애들아빠
 항상 자신의 감정표현이 넘치지 않는 요지부동, 한결같음, 체면빼면 시체입니다
 위로 네분의 누님들속에 태어난 기막힌 맏아들로 전쟁중 피난지에서 태어난 죄로
못먹고 자라 체구가 작다고 애석해 하며 무한정 베플었을 시어머님사랑 ,
누님들의 경외에 가까운 애정에, 거기다 타고난 과묵에, 못마시고, 못피우고, 그야말로
재미없음(안보니까 괜찮아요)...

난 품성이 그반대 그래서 아이들도 성격이 둘로 나뉘어 졌어요
 매우 비슷하기는 한데 전혀 다른 두아이
 물론 두아이다 어떤 때는 아빠같고 나와 똑같애서 징그럽기도 해요

 작은애랑 나랑은 쉽게 감동하고 흥분하고 눈물흘리고 즉 한심과

 큰애랑 애들아빠는 쉽게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크레믈린(내표현) 포커페이스 냉혈과

큰아이 말대로 라면 작은애와 난 온갖 세상일 끓어안고 감나라 대추나라 마을이장님

 내가 보기엔 지들은 빨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냉정한 파란피 종이호랑이 조선시대 유생


이런 우리집은 축구경기 볼때도 같은팀 응원 하는것 같지 않지요
 둘은 신나서 소리지르고 방방 뛰기도하고 하이파이브 하기도 하는데

둘은 묵묵부답  그냥 조용히 응시하며 우리보고 좀 조용히 할수없느냐 한심 하다는듯...

참내 특히 다른 누군가가 있음 더해지는 센남자 인척 ,하는것 무게잡는것, 허허허 하는것,

 지들 실체는 내가 더잘알고 있구만서도 그냥 봐주지요 ,맘비우지요.



 두아이랑 고스톱치면 (흉보시겠네요^^) 나랑 작은앤 하하호호깔깔 갖은소리에

 잃어도 재미있고 패 다보여주는 실수도 하고 그런데 큰아인 사뭇 비장해요

 신사인척 갖은 폼잡고 우릴 한심해 하면서 유치 하다나 계산도 못한다고 비웃고

그러나 어디 고스톱판이 맘대로 되나요 우리가 따기라도 하면 을그락 불그락 성질 나오지요
아주  본색이 나와요

좀많이 잃겠다 싶으면 꽝매너로 낄낄 웃으며 탁 엎어버리는 짓도 한다구요

좀더 넓고 커다랗게 열린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로, 어른으로 ,남자로 커가길 바라는데
 에휴~~그냥저냥 포기하는 방법이나 찾아야 할것 같으네요
그래도 뭐라고 툴툴 거렸더니 이번달 용돈 받은걸로 좀전에 말한 가방 사들고 온거예요
그럼 뭐해요?
엎어지나 메치나 한가지인걸요

아니 그돈은 누가 준거예요? 그래놓구는 용돈 떨어져서 슬금 슬금 내눈치 보는거죠

어차피 별수없이 또 넘어가겠지요
이럴땐 정말 딸가진 엄마들 부럽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