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뒷 산이 담 안쪽으로 이어져서 옥이네 뒤란은 밤나무 세 그루가 뒤란 전부를 여름엔 응달로 만들고 있다
그 밤 나무 덕에 시원 하기도 하지만 굵고 시퍼런 밤 벌래는 가을에 하얀 속살의 밤알에 비하면 얼마나 크고 징그러운지 .....
그래서 그벌러지 때문에라도 가을에 밤 주울때 배고나면 아무도 뒤란을 오지 않는다
그래서 옥이는그 곳을 좋아한다.
듬성듬성 떨어져서 수수깡이 마른 진흙에 개 아가리처럼 벌어져 있는방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옥이는 가끔 개를 바라보고잇는게 제일 행복하다.
것두 아무도 없을때 그렇게 한다 샌디 (개이름)는 옆방에 세 들어 살던 김 하사가 (군인)부대서 데려온 독일산 순종 세퍼트다.
청소 빨래 설겆이 개 밥가지 다주고 뒤란에 가 앉는다
엄마는 그 시간에 없다 신작로 옆 담배 가게에서 '보름달"을 방과 우유로 먹으면서 아줌마 들이랑 논다
옥이는 그 보름달이 먹고싶지도 먹어본적도 없다
세월이 지나서 먹어봤지만....
옥이는 샌디한테 말하고 울고 웃는다
옥이가 울때면 샌디는 옥이 얼굴을 핥으며끙끙댄다 긴 꼬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구래 알았어 안울께 "
"멍멍멍"
"그래 우리 샌디 내가 우니까 울지말라고 그러는거지?이구 이뻐라"
옥이는 샌디 목아지를 끌어안고 방금 샌디가 핥은 얼굴를 손등으로 훔친다
"샌디야 너 내 맘알어 응?"
옥이는 목이 메어서 아까보다 눈물이 더 커진다
옥이가 우는걸 알아주는 사람도 알려고 하는사람도 없지만 샌디는 그렇치가 않다
손으로 샌디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입은 커진다
항상 잔소리에 욕에 일에 창피함에 옥이는 (나중에 그게 자존심 이란걸 안다)모르는말할수 없는 답답함에 그 뒤란을 항상 옥이가 와 있는곳이다
어떨댄 큰 양재기에 짠지 넣고 고추장에 (쌀에다 보리쌀을 섞어서 파는쌀)우린 여기다 보리를 더 섞어서 밥이 항상 시커메었다 보리밥을 썩썩 비벼서 뒤란에 가져가면 샌디는 지 밥인줄 알고 앞발을 들고 꼬리를 치고그 큰 소리로 컹컹 짖는다
옥이는 "니꺼 아냐 내 꺼야 "하면서 자리를 찾아 앉는다
옥이는 행복하다 누군가가 처다보고 부러워 하면서 옥이가 가진걸 탐내는 상대가 있다는거에 옥이는 큰 소리로 말한다
'먹고싶지?쪼금 주까?"
샌디는 고개만 갸우뚱 할뿐 혀를 연신 낼름거린다
옥이는 몇 발자국 떨어져 있고 샌디에게 그 시커멓고 뻘건 밥을 한 숟가락땅 바닥에 떨어준다
"자 먹어 맛잇어?먹고싶엇어/으구 ㅡㅡㅡㅡㅡ 이뻐라"
옥이는 샌디한테만 또릿또릿하게 말하고 힘도 들어간다
금방 먹어치우는 샌디는 입 주위를 핥으면서 옥이를 다시 처다본다
"야 안돼 쪼금분이 없어 내가 밥을 니 준거 알면 엄마한테 얼마나 혼나는줄 알아 이 바보야"옥이는 나무라듯 말 하지만 한 숟가락의 밥이 또 샌디앞에 있다
"쪼금 있으면 밥 해야 겟다 마루라도 또 닦아야지 이 놈의 바람대문에 맨날 더럽다구 혼나고 "옥이는 일어서면서 혼잣말을 샌디 한테 한다
샌디는 그때 제 자리에 앉아 잇다
옥이는 궁뎅이 흙을 털면서 샌디 앞에서 살짝 궁뎅이를 흔들고 뒤 돌아보면서간다
저녁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