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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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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천 예찬론?..ㅎㅎ


BY 토곡 2004-02-27

서울에 한강이 있듯...가까운 곳에 한강 못지않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온천천이 있답니다

금정산 범어사 계명봉 아래 계곡에서 발원하는 온천천은 금정, 동래, 연제 3개구를 통과해서

약14.1㎞를 흐르다가 수영 하수종말처리장 부근에서 수영강과 합류한답니다

각종 쓰레기와 악취로 버려진 온천천을 연제구에서 1998년 공공근로사업을 통해 자연친화형

하천으로 복원하고 12,000여평 둔치에는 자전거 도로를 비롯한 각종 생활체육시설과 주민편의

시설, 6,000평의 잔디밭과 20여종의 야생화로 도심속 주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하였으며, 1일

평균 7,000 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연제구의 자랑거리인 셈이죠

 

요즘 이른 저녁을 먹고나면 하루의 피로를 풀겸 야간을 이용한 조깅을 한답니다

조깅을 하면서 유심히 사람들 표정을 살피는 편인데 각기 다른 생김새 만큼이나 표정 또한

얼마나 재미있는지요..

 

나이가 들면 자기가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나타난다고 하잖아요

정말 얼굴은 너무 미인인데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앞만보고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얼굴 가득 화사함이 발하는 밝음을 가지신 분들도 많더군요

물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다양한 표정을 보면서 찡그렸던 얼굴을

활짝 펴게 된답니다

 

온천천을 따라 길게 늘어선 형형색색의 불빛들...

희미한 가로등 불빛 사이로 겨우내 가지만 앙상했던 나무에 봄의 파릇함이 피어

나는걸 보면서 다시한번 생명의 신비와 위대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답니다.

냇가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집에서 느끼는 추위보다 몇 곱은 더 추운 날씨 이건만

유난히 새싹이 파란걸 보면 아마도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전해졌음인것도

같고.....

 

길게 늘어선 가로등 사이로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온천천

음악에 맞춰 조깅을 하다보면 하룻동안의 피곤함과 그동안 쌓여있던 많은 시름을

한달음에 잊게 된답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변함없이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

가끔은 한겨울에 반바지 한개만 입고 배낭 한개 달랑 메고 뛰는 모습에 실소를 자아

낼때도 있지만 도심속 작은 농촌 냇가가 있는 그곳이 정말 좋답니다

 

동래구와 연제구를 잇는 돌다리는 예전 어릴때 시골 마을을 연상케 하죠

여름이면 물고기가 폴~짝 뛰어 오르는 통에 아이들은 낚시를 하자면 투정을 부려

애를 먹었던 기억도 나네요

풀장 또한 3개나 있으니 한 여름 아이들 피부는 항상 구릿빛..

몸매만 바쳐 준다면 뛰어 들겠구만....ㅎㅎ

 

오늘도 2시간여 걸리는 거리를 가곡과 함께 여행을 했답니다

다리에 길게 늘어선 수은등 불빛은 일곱빛깔 무지개를 바꿔가며 재롱을 떠는데

많은 시민들이 가던 걸음 멈추고 한참을 보더군요

물빛에 비친 불빛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애인과 함께 그 길을 걷는다면 바로 로멘스 한컷 장식할텐데요...

 

너무 분위기에 빠져 시간 가는줄 모르다가 잰 걸음으로 집에 와보니 아직도

회식중인 남편...좀전에 느꼈던 아름다움 전해주려 했건만...

늦은 밤....아니 새벽에 귀가하는 남편을 향해서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전해질런지?

그땐 전화라도 해서 불러내고 싶었건만.....에고 왜 이리도 순간적인 여자의 감정을

못맞춰 주는지...

 

그렇지만 온천천 조깅 한번으로 하루의 피로를 잊으며 잠들랍니다

언제 시간 되시면 꼭 온천천에 한번 와 보세요..

후회는 안하실 거예요..

참고로 봄이 되면 유채꽃이 만발하고 보리가 새파랗게 돋아 정말 기념사진 촬영

하긴 그만이지요..

가을엔 갈대가 우거져 그런데로 운치가 있고요...

에고 온천천 자랑이 심했나요?

어느새 부산의 명물 아닌 명물이 되어버린 온천천

가꾸고 보전하는건 시민들의 몫이 아닐런지요...

아마도 온천천 사랑은 계속될거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