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봄을 기다리며 희망을 꿈꾸지만
나에게 있어 움추러드는 마음의 혹독한 시련의 계절은
쉬 물러가지 않는다
남편의 사업으로 인한 어려움이 날마다 목을 죄고
재기 해보겠다고 몸부림 치는 그의 성실함 마져도
나의 곱지 않은 시선엔 그져 부질 없는 것이려니 ...하고 못되게 자꾸만 빗나가버린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것들은 어찌해야되나....
햋빛이 눈부시게 베란다에 쏟아지고
화초들의 파릇한 생기가 나의 처지와는 무관하게도 봄을 맞고 있다
서른 여덟해의 생일을 어제 보내며
해마다 내년엔 좀 더 나아지겠지....하며 속아 산 세월이 속절없이 몇해가 흘러 버렸다
곁에 계셔서 항상 든든한 친정 아버지께서 아이들과 저녁 먹으라고
신발도 벗지 않으시고 내미신 봉투를 받으며
부족한 딸자식의 마음은 손끝이 떨리고 저녁내내 속울음을 주체 할 수없었다
과연 남들에게 무심코 다가오는 싱그런 봄날이
나에게도 가볍게 느껴질 날이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