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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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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무슨색일까요?


BY 마야 2004-02-25

주말 나들이.

남편이 일이 많아, 이 번 주말은 아주 바빴다.

일을 대충 마무리하고 돌아온 남편이 서둘러

내 짐까지 챙긴다.

"타올, 비누,치약,치솔...또 뭐?"

"비타민 E, 그리고 아이브로 프로핀..."

늦께까지 침대에 깊숙히 고개를 쳐박고, 빗길을 닦으며

지나는 차 바퀴소리를 헤아렸던, 오후...

어머님은 별장으로 일 주일 휴가를 가시면서

들러 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체 떠나고...

나는 처음으로 만나게 될 그의 대학 친구,

데이빗과 그의 아내 클레어, 그리고 그들의

두 딸, 헤더(7),사샤(5)를 만나게 될 오후를 기다렸다.

 

두 딸을 위해서 예쁜 머리 벤드를 예쁜 포장지로 포장을 했다.

이런 풍토에서 아이들이 아주 잘 자랐다면, 나도 뭐 그리 걱정 할

것이 없기에...그 특별하다는 두 여자 아이가 무엇보다도 어떻게

자랐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부러, 내가 좋아하는 히피냄새가 물신 풍기는 마을인, 햅든 브리지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향했다.

블랙풀과 뉴케슬 남단에 있는, 또 다른 도시 프레스턴으로 가기위해서...

남편은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나를 위해서,

잠시 차를 갑자기 어느 작은 슈퍼 앞에 멈춘다음, 팔짝 뛰어나가

바나나, 사과 한 봉지를 사들고 차 안으로 고개를 불쑥 들이민다.

나는 옆에서 노래를 부르며 사과를 먹고,

그는 내가 햇볕이 있고, 초록색 야산만 있으면, 세상을

다 갖은듯이 기뻐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빙그레 웃고만 있었다.

 

"좋아?"

"응! 좋아!"

운전을 하면서 가끔씩 나의 머리를 강아지를 쓰다듬듯이

쓰다듬으며, 입을 내어 밀어 입맞추는 시늉을 연신하면서 차를 운전했다.

그가 그들이 사는 도시로 차를 몰고 들어서서, 작은 도로로 진입을 하자,

금새 한 눈에도 알 수 있는 카운슬 하우스_가난한 사람들의 집-가 즐비한

어느 마을로 진입을 했다.

부모가 대학 일 학 년때, 교통사고 두 분이 같은날 세상을 떠나고, 갑자기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 버린 후, 마약에 찌들어 보냈던 대학시절에 만난

아내 클레어가 첫 딸을 임신 했을때, 미국으로 피신을 해야 할 정도로

마약 거래까지 했던, 데이빗.

그가 아이를 가진 후, 그는 마치지 못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지금은

박사학위 논문 준비로 무척 바쁘다.

부인 클레어가 직장을 다니며, 부러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호적상으로는

미혼모가 딸 둘을 기르니, 정부의 도움이 있을 터라, 사는것은 걱정이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을 지는, 남편도 나도 아주 궁금 해 했다.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의 문을 두드리자, 사샤와 클레어가 문을 열어준다.

나는 작은 딸과 악수를 하고 거실로 들어서자, 데이빗이 레게머리를 하고

나와 우리를 맞아 주었다.

그때까지 큰딸은 꼭꼭 숨어 얼굴도 내 비치지 않다가, 겨우 수줍음을 달래며

나와 인사를 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내가 가져간 머리 밴드를 풀어 선물을 주니, 두 딸아이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한다.

내가 사샤의 머리를 다시 예쁘게 묶어주자, 사샤는 어느사이 나의 품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내 옆에 꼬옥 붙어서, 저녁을 먹으러 가는 펍까지 나의 손을 잡고 밤길을

같이 걸었다.

그 수줍어 하던 헤더는 아주 영리하고 용감한 아이였다.

일곱살 아이가 질문하는 것 이 아주 예리해서 잠시 놀랐다.

"한국에도 어린이 들이 서양의 악기를 연주하나요?"

"그럼!"

"한국에도 전통 악기 있지요?"

"그럼, 대금, 소금..궁상각치우로 음이 오음계라서 조금 단조롭지만..."

"그럼 칠음계보다는 훨씬 단조롭 겠네요?"

뭐 이런 대화가 오고갔다.

이미 일곱살의 수준이 아니었다.

11살!?.

정확히 말하면, 십대의 수준 이었다.

그런 대화를 지켜보던, 남편은 큰 딸 아이가 다섯 살 이었을 때, 보고

이번이 이 년 만이라, 입을 벌리고 말을 잊고, 우리들 대화에 귀를 쫑긋

세웠다.

그리고...

밥을 다 먹고, 디져트를 먹으려는데...

"저는 아이를 아주 좋아해요. 아이가 나오면, 무슨 색일까요?"

헤더의 질문이었다.

"응?...아마...아주 나처럼 이렇게 생겼거나, 아니면, 앤디같거나...

 아니면, 썩이겠지?. 하여간 흥미있는 색 일 것 같아 그치?"

라고 내가 말을 하자, 클레어가 약간 미안한 얼굴이다.

내가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 후, 내 양 옆에서 떨어질 줄을 모르고

내 곁에 붙어있는 두 딸을 번갈아 보면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다.

 

두 녀석 모두, 나의 머리를 만지고 놀고, 데이빗과 클레어는

연신 나를 귀찮게 하는 두 녀석을 떼어 놓을 생각을 하길레...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을 잘 다루니 너무 걱정 하지 마!"

라고 남편이 거들어 그 둘 부부를 안심시켰다.

 

일곱시면 잠자리에 들어 야 하는 규칙을 위반하면서

두 딸아이는 밤 열 한시가 되어서야 내 곁을 떠나, 아침에

자신들의 머리를 묶어 줘야 된다는 약속을 하고 또 하고, 이층으로

올라가 잠이 들고서야, 우리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교육.사회.경제.문학.

음악을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면서...

클레어가 잠자리에 들기전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해 왔다.

식당에서 돌아오는 길에 큰 아이가 어머니에게 데들기에

결국은 논리적으로 답변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어서

끼어들었었는데...

저의 방법에 클레어가 감탄했다는 것 이었다.

말을 하고 있는 도중에 획 돌아서는 큰 딸에게 어머니는 황당한 표정으로

나무 랐지만, 헤더는 그것을 부정하고 있었고, 다 들었다는 것 이었다.

해서, 끼어든 나는.

"헤더야, 자아~ 거기에 서 있어봐!"

그리고는 내가 속삭이는 어조로 말을 했다.

"자아~내가 무슨 말을 했지?"

"차요."

"음, 맞았어. 그런데...좀더 구체적으로 마해 주지 않으련?"

물론, 그 아이가 듣지 못했을터라...

그리고는 그 녀석의 손을 잡고, 다리를 꿇고 앉아 헤더의 눈을 보면서.

"말을 하는 사람의 말을 아주 잘 주의깊게 들어야 될 의무는 듣는 사람에게

 있어, 그것을 너의 명예로 삼으렴, 그래야 너의 장점 용감함이 더 돋보일테니...

 이렇게 멀리 있으면, 들을 수가 없잖아. 너는 누군가 네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 멀리 걸어가 네가 다시 이야기를 거듭 반복해야 한다면...어떨까?"

"귀찮겠어요."

"그렇지? 자아 알았다면, 알아서 내가 판단해서 사과 해 보렴."

그렇게 중제가 되었고, 헤더는 어머니 클레어에게 사과를 했다.

이미 커 버린 아이는 워낙 용감한 성품에 도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주 영리한 아이였다.

클레어는 나의 순발력에 놀랐다는 것 이었다.

그렇게 가난한 환경에서도 건강하고, 밝게 야무지게 자라는 친구의

두 딸을 보고 온 후, 나는 나의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 조금 덜 걱정스러워졌다.

 

부모하기 나름이구나...

다시 한 번 느끼면서, 오월에 다시 만날 두 녀석의 얼굴을 다시 떠 올려본다.

아침에 우리가 자고 있던 침대로 쏘옥 들어와 나를 끌어안고, 가슴과 배를

더듬던, 사샤와 헤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