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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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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타나 보다.


BY 봄처녀 2004-02-21

간밤에 빗소리에 잠을 설치고  어슴푸레한 아침,밖을 내다보니  길이 촉촉하다.

 

창문은 꼭꼭 닫겨있는데,어디선가 봄내음이 나는 듯하다.

 

갑자기 심란해진다.연애할 때의 그 설렘과 그 아림이 교차하는 기분이다.

 

아! 올봄도  나를 잘 추스려야겠다.

 

언제부터인가 계절을 무척 타기 시작한 나는 봄,가을이면 홍역을 앓는다.

 

대학시절엔 가을이면 보름씩 계절앓이를 하느라  학교에 못간 적도 있고,

 

그때마다 친구들의 놀림

 

"야,또 시작이냐?"

 

그 증상은 대충 이렇다.

 

가슴이 왠지 아프면서 눈에 뭔가 몽글몽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하고,

 

운전을 하다 보면 저 바다로 내달리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수차례.

 

작년 가을엔 미국에 사는 친구가 전화를 했다.

 

"어때?"

 

"뭐가?"

 

" 가을 안타냐?궁금해서 전화했다."

 

" 야,셋째 낳고 몸조리하느라 계절도 모르고 산다."

 

얘도 이제 셋이나 되고 해서 그런 사춘기적 감상이 없어지려나 했더니,

 

으으~~다시 도질 줄이야.

 

며칠 전부터 답답하다 했더니,신랑이 혼자 하루 어디 바람 쐬고 오라 하는데

 

줄줄이 달린 자식이 셋이나 되는지라...

 

지금 궁리 중이다.

 

두딸은 유치원 종일반으로 하루 맡기고 ,어머니께 막내 맡기고 훌쩍 떠나볼까

 

한다.우수어린 모습으로 분위기 잡고 저 바다를 누비고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