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적과 혼인이라는 동맹으로 친선관계를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피로 맺어진 부모, 형제도 아니고 그리고 우정을 돈독하게 유지할수 있는 친구도 아닌 생판 모르고 살아오던 적과 친선동맹에 가입해 혈연도 맺어(자식도 낳고) 친구도 되고 가족도 된 느낌. 그러나 가끔씩 나를 인식시켜주는 그와 나는 적이라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으니.
매일 그런 느낌이 든다면야 정말 적이되어 등돌리면 그만이지만 그는 화해무드를 조성하기도 하고 때론 물량공세로 나의 약한점을 파고들때가 있다. 때론 냉전관계가 유지되기도 하지만 혈연이라는 끈이 나를 냉정하게 만들지 못한다. 아이들은 우리들의 사이를 이어주는 커다란 끈이되어 냉전중에도 절도를 잃지 못하게 아니 선을 건너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역활을 한다.
아니 어쩌면 그가 자신의 편갈르기에 앞서기 위해서 아이들을 세뇌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는 일이다. 채찍과 당근으로. 아이와 놀아준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전자오락을 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아이에게 응원하게 하여 상을 준다거나. 아무래도 아이들은 그의 손아귀에 넘어간 느낌이다.
냉전중에도 백기를 먼저드는 것도 그요, 화해중에도 먼저 평화를 깨는 것도 그다. 하지만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 더 노력을 하는 이도 그다. 나의 도도한 태도에 맞춰주는 척하면서 자신의 실속을 다 차리는 그.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의 깊은 마음속에는 이 동맹을 끊을 마음이 없다는걸 그도 알고 나도 알고 있으니 서로 밀고 땡기는 냉전은 무수히 오갈수 밖에.
오늘도 날좋은 봄날을 핑계삼아 화해무드 조성을 위한 물밑 작전에 나선 나의 마음을 그는 모르는 척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적과 함께하는 봄날이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