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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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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


BY 우체국 2004-01-29

구정 날 아침
차례 상을 물리고 풍성한 식사가 끝났다
성묘도 끝났고 저녁에 둘러앉은 아랫목에서 이제는 팔순이 되신 큰어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옛 날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구수하고 정겹게 재방송되고 있었다.

"잘 생겼지, 마음씨 좋지, 정 많지, 그러나 생계는 막막한데 징용가야하고 이리저리 도망 다니느라 바빠서 땔감이며 곡식을 구해 오는 일이 모두 내 몫이 되었다 동동거리고 다녀도 죽 한 그릇 푸근하게 못 먹고 허리끈으로 묶고 살았는데 어린 시 동행은 빈둥거리다가 무겁게 이고 오는 땔감 받아줄 생각 않고 먼산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찌나 서운하던지 눈물이 핑 돌아 집신이 벗겨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지로 가서 아궁이에 불을 집히며 한없이 눈물을 흘릴 뿐이었지"라고 하시며 눈물이 고이는 큰어머님을 바라보며 나는 참으로 어머니는 아니 여자는 강하다는 생각을 했다 옆에 앉아 듣고 있던 손자가 한마디 했다 .

"할머니 그럼 할아버지한테 짐 좀 받아 달라고 말씀을 하시지 그랬어요?"
"그때는 그런 말도 할 수 없었단다 할미도 열아홉 살이었고 남자들과 말을 하게 되는 일은 물어 봐야 겨우 대답이나 했을 정도이니 그랬지, 그러니 시동생에게 그런 부탁을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단다" 하시고는 "요즘 세상에는 그런 기 어디 있노 그저 마음에 안 들면 일초도 생각 안 하고 바로 말을 하는 걸 보면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 그래도 세상이 바뀌어 다 그러니 옛말하는 늙은 이만 이상하다 할까봐 보고만 있자니 속상할 때도 있니라 "하신다 큰어머니 말씀을 듣고 생각해보니 참으로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강산이 십 년이면 바뀐다고 했는데 요즘은 일년도 긴 것처럼 느껴진 것만 봐도 그렇다 옛 어른들의 이야기는 삶의 진리이고 깊이 생각해야 할 이야기라는 생각에 더 자주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장소를 만드는 가족행사에 아이들을 동참 시켜야 갰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에는 벌써 부자가 되어 있었고 새해 가장 소중한 생각을 깨우쳐 주신 큰어머님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용돈 몇 푼 주머니에 넣어 드리는 일로 막을 내렸지만 앞으로 더 깊은 생각으로 살수 있는 자식들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면 보답이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