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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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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삶의 비밀.


BY 마야. 2004-01-14

내가 아는 삶의 비밀.

 

열이 나고, 물을 먹어도 토하고, 누워서 잠을 자도 아파서...감기몸살이려니 했던 연말.

매년 이렇게 거르지 않고, 삶을 돌아보라고 신이 내게 주는 기회려니 싶었는데....

 

다섯번 실폐하고 다시 찿아온 기회...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전하는 의사조차도....걱정스러운 얼굴이다.

나도 걱정스러워서...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다가.....아이를 잘 만들어야 할텐데.....

 

아주 오래전에 어머니가 되는 꿈은 버렸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마다, 그 아이들이 나의 아들, 딸 이었다.

무척도 나의 제자들을 사랑했던 나는 영국에서도 그들이 그리우면, 가끔씩 울었었다.

 

 

신은 인간과 나누는 한판 경기를 즐기는 모양이다.

아이를 포기하고 아니, 마음을 비운지 육년....임신이다.

이상한 것은....

이렇게 신이 순순히 응낙을 하다니?

라는 생각으로 조금 혼돈스럽던 지난주....

아직 할 일이 태산인데....아이를 낳는것이 어쩐지 마지막 평범으로 사라지는 뒤 꽁무니...

아니, 마지막 종착역같은 생각이 자꾸 드는 것 이었다.

어머니가 되고 싶을때 였다면, 조금은 달랐겠지만....

갑자기 우울해지는 이유도 모르면서 우울해 하다가, 눈물을 또르륵, 욕실에서도, 거실에서도...

걱정스럽게 보던, 예비 남편....

"왜 그렇게 슬프지?"

"이 세상에 다른 생명을 하나 더 불러 들이는 나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영...."

또르륵 흘러 내리는 나의 눈물을 닦아주며...

 

어머니가 괜챦아서, 쓸모있는 생명일꺼라는 위로를 해 준다.

내가 경기를 포기하면, 신은 심심해서 계속 경기를 속행하려한다.

내가 먼저 끝낼 수는 없는 것 이다.

 

신이 마침내 끝내겠다고, 내지는 다른 관심사가 생기면....나로 부터 멀어질까?

아주 운명론적인 발언같지만....지금까지 나의 경험으로는 그렇다.

어떤일을 포기한다기 보다는 단련이 되고, 마음이 여유롭게 그렇게 하겠노라고.

준비가 되면, 늘 시나리오를 바꾼다.

 

내가 아는 삶의 비밀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아직도 이런저런 증세로 시달리고 있지만....

이 아이는 신이 나에게 주는 선물임에 틀림이 없다....그간의 노고를 위로하려고?

아니면, 나와의 한판 경기가 그리 썩 재미가 없어져서?

 

아이를 가지는 일이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안다.

더군다나,  그 일이 얼마나 거룩한지도 잘 안다.

 

꼴초인 나의 몸 속에 남아 있을 니코틴과 타르가 걱정이 되고....

나의 건강하지 못한 몸이 걱정이되고.....

부족한 피도 걱정이 된다......

영국도 약에 대한 기술이 상당하다...미국과 나눈것일까?

 

물도 입에 대지 못했던 내게 담당의사 야후 박사는 아이에게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이유를

여러번 말 하면서, 내게 준 그 알약 일곱개로 지금은 아주 말짱하다.

 

물론, 이제서야 그 비밀을 다 알았다.

꼬둘뼈기 김치에, 고추장아찌 무침에 고추장 비빕밥....뭐 평상시에도 전혀 먹지 않았던...

그런 음식들이 그리웠던 이유를.....

입덧 이었던게지....

내가 아주 어렸을때....먹었던 음식들이었다.

그것도 가끔....싫어하면서...

 

이것이 내가 아는 두 번째 비밀이다.

 

과거의 습관속에서 가장 우리는 길 들여져간다.

 

이제 어머니가 될 것 이다.

아주 극히 평범하면서도 강력한 한 여성. 어머니가 될 것 이다.

이 비밀은....아컴방에 있는 로맨틱한 글쟁이 주부들과만 나누는 비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