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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교회 가는 이유


BY 낸시 2004-01-12

일요일, 길거리가 한산하다.

내가 사는 이곳 달라스에서 제일 크다는 한국교회 앞을 지나는데 주차장에 차들이 즐비하다.

길거리가 한산한 이유 중의 하나는 모두들 예배에 참석하는 시간이어서 일지도 모른다.

주차된 차들을 보고 남편이 한마디 한다.

"무엇을 얻겠다고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서 앉아있는 것일까?"

간혹, 스스로 믿는 사람임을 자처하기도 하는 남편은 요즘 교회 나가는 것을 거부한다.

나 또한 믿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지금은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남편의 말에 동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슬쩍 남편의 말에 제동을 건다.

"무엇을 얻으려고 가서 앉아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를 비우려고, 자기를 죽이려고 가서 앉아 있는 것이지요."

내 말에 남편은 선선히 동의한다.

"그렇지. 그래, 자기를 비우려고 가서 앉아 있는 것이지"

 

그리고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한다.

나는 왜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일까?

나를 비우기 싫어서?

남편은 왜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일까?

무엇을 얻으려고 빤질거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아니면 남편이 가끔 농담삼아 말하듯 십일조 내는 것이 싫어서?

사실 지금 우리는 둘 다 실업자니까 십일조 낼 일이 없으니 그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낼 돈이 없어서 부끄러워서?

 

사람들은 왜 일요일에 교회를 갈까?

성경에 보면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라는 말은 없던데...

오히려 일주일에 하루 쯤은 집에서 빈둥거리며 하루를 푹 쉬는게  더 성경적인 것 같기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