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껏 체중이 50kg을 넘어본적이 없다.
47에서 48 그리고 49가 되더니
새해 들어서 50을 넘보려고 슬슬 내 눈치를 본다.
나 원 참
원래 소식가 이기도 하지만
살찌는것에 신경 안쓰고 살았는데
누가 살찔까봐 먹을것도 못먹는다고 하면
에구 안됐다 생각했었는데
어머 내가 그꼴이 되려고 한다.
구석에 쳐박혀 있던 체중계가
내손에 끌려나와
매일 나의 고문을 당하기 시작했다.
" 어 너 정말 그럴거야?"
" 나 어제 아무것도 안먹었는데 너 빠졌다고
정확하게 말해주지 않을거야?"
맨날 내 고문에
체중계가 울상이다.
급기야 궁리끝에
집에서 사무실까지의 거리가 꽤 먼거리임에도
걸어가기로 했다.
아침마다 뛰다 걷다 하면서
등에서 따끈 따끈한 김이 모락일때까지
수없이 바쁜 발걸음을 움직여서
사무실에 도착하는데
막 도착해서 의자에 앉으면 한숨이 휴우 나오고
갈증이 와글 와글 몰려온다.
그리곤 퇴근해서 또
걸어가면서
부지런히 날 채근한다.
뚱뚱한 사람들의
고충이 어떤건지 요즘 절감한다.
그깐 50kg을 넘보는데 뭘 그러냐고 할거지만
아휴 아니다.
날씬하던 사람이
살이 조금 붙으니까 우선 답답하다.
더이상 내몸에서
살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내몸이 살님의 포근한 보금자리가 아니란걸
알려주기 위해서
열심히 열심히 삼엄한 방어선을 그어댈 것이다.
길에서 키작은 중년여인이 헐레벌떡 뛰어가거든
누구에게 쫓기듯 어떤 여인 하나가 뛰어가거든
그녀가 바로 마당인줄 알고
박수 짝짝 ~~
무엇이든 쉬운게 하나두 없어
무엇이든 공짜로 굴러드는게 하나두 없어
헛둘 헛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