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욜 정모를 마치고..
마음은 말할 수 없이 부산한데
사랑하는 님들과의 헤어짐이 아쉬워
한참을 어머님들과 더 머물렀었지요.
친정으로 가서 짐을 풀고 옷 갈아입고..
저녁준비를 해 놓았다는 동생의 전화를 받고..
동생의 집으로 갔습니다.
일욜 입원을 앞두고 아이들 단도리에
제부 맬 갈아입을 와이셔츠 손질까지 다 끝냈다고
염려했던 것보다 훨씬 편안한 모습으로
동생은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일욜..
병원에 함께 가서 입실하는거 보구
동생과 제부를 병원에 남겨두고 대전행 열차에 몸을 실었지요.
화욜..
월욜 올라가서 수술을 앞둔 동생과 함께 있어줘야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아무래두 수술 후가 더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화욜날 아침
서울행 기차를 탔습니다.
'언니! 근데 디게 이상해.. 아무렇지두 않네. 무섭거나 떨리거나..
그러질 않아. ㅎㅎㅎ'
'^^ 있지? 그게 나이를 먹는 건가 봐.. 어릴 적 소풍가려면
잠도 못자구 그랬는데.. 점점 아무렇지도 않아졌던 것 처럼..
나이를 먹으면 무디어 지는 건지.. ? 감정이라는 것..
왠만한 일엔 초연해 지는 것 같애. 나두 그래. ^^'
잠시 후 간호사가 수술실로 갈거니까 준비하라는 통보(?)를
해 왔습니다. 속옷을 벗고.. 악세사리를 다 풀어 내게
맡기고.. 침대에 눕혀져 수술실로 향했지요.
두시간 반에 걸친 수술. 제부와 함께 수술실 밖에서의
기다림..
동생은 아직 마취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침대에 실려 입원실로 가면서..
계속 언니 언니를 불렀습니다.
몇번인지... 아주 많이 계속... ㅡ.ㅡ
손을 잡고 '그래 언니 여깄어. 여깄어.'
마음이 알싸하게 아파왔습니다.
병동으로 옮겨진 동생은 내 신열에 들떠 있었어요.
눈엔 촛점이 흐리고..
자면 안된다는 간호사의 얘기가 있어서..
졸리다는 동생을 말을 시키며 깨웠습니다.
'사랑해. 사랑해. 언니 여깄어. 언니 좀 제발 봐 줄래?'
있죠. 수술하고 나면.. 폐가 줄어든다네요.
심호흡을 계속하지 않으면.. 폐에 합병증이 온다고 해서
함께 심호흡을 해가며.. ㅎㅎㅎ 저도 함께 어찌나
심호흡을 해 대었는지.. 입이 타더라구요.
뽀뽀해 주고 볼 부비고.. 끌어안아주며..
동생의 잠을 깨웠지요.
수술후 스무시간 정도 지나..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눈도 많이 맑아졌습니다.
계속 보호자용 침대에 무릎을 꿇고 앉아 동생옆을 지키고 있는
저에게 정신이 맑아진 동생.
'언니야! 다리 피고 앉아. 힘들겠다.'
그제서야 다리감각이 무디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언니가 옆에 있어서 참 좋다.' 동생은 해맑게 웃으며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저와는 달리 말수 적고 표현을 아끼는 동생.
저처럼 잘 웃기는 하지만..
전 뾰족한 구석을 갖고 있는 반면 동생은 한없이
온화한 아이거든요. 그래서 나이는 많이 어리지만
제가 늘 언니처럼 의지하는 아인데... ^^
수술은 잘 마쳤답니다.
경과두 아주 좋구(워낙 저희 식구들이 타고난 건강체질인지라..)
낼 퇴원을 한다고 해서 올라갈 예정이었는데..
운동을 마치고 메세지를 보니 집에 와 있다고..
벌써 퇴원을 했더라구요.
전화해서..
담주에나 올라가마 마다하는 동생에게 얘기를 하고
모처럼 집에서 긴 휴식..
그 동안 그렇게 다이어트를 하려고 해도 안되더니..
며칠 맘고생하구 잠 못자구 했더니..
쑤욱 빠져버리더라구요. ㅎㅎㅎ
원상복귀했습니다.
에구~ 너무 길어졌네..
읽으시느라 고생들 하셨숨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