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가 위로를 받으며
어른의 고민과 아이의 고민중
누가 더 아프고 고통스러운것일까?
당연히 어른의 그것이 더 크겠지만
아이라고 해서 덜 아픈 건 아닐거다
비록 고민의 종류는 다를지 모르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로 힘든 건 마찬가지다
마음의 아픔은
나이에 관계없이 힘겨운 시련임에 분명하니까
우리....
서로의 작은 고민에 귀를 기울여 주면 좋겠다
--- 심현승의 파페포포 투게더 중에서 ---
어제 입시장 교문앞에서 등을 토닥여주며
서로의 말없음표 눈빛을 교환하며
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았을때
어찌 그리도 마음이 싸아하던지..
아이의 말대로 할 것을...
그냥 현관문앞에서 손을 흔들어 줄것을...
가을바람에 눈물한방울이 날아가는걸 보았다
마음을 추스리며
등을 꼿꼿이 세우고 돌아와
일을 하면서 애꿋은 시계만 쳐다본다
어찌 이리도 시간이 가지않는 것일까
같은 시간대위에 아이와 내가 있을 것인데
저는 시간이 활같이 날아서 갈것인데
나의 시간은 굼벵이 같은 속도다
아이는 잘 견뎌내고 있을까
나는 너를 믿는다며 내게 최면을 건다
어찌어찌 시간이 가고
데리러 오지말라는 말을 묻어두고
교문앞에 서 있는다
앞에 있는 사람이나 옆에 있는 사람이나
모두 긴장되고 초초하고 간절한 마음인건 너,나 할것 없이
똑같겠지
교문에서 조금더 올라가 보았다
그리고 서성이다 조금더 올라가 보았다
아직 운동장까지 한참이나 남은 길을
나는 조금씩 조금씩 언덕배기를 올라가고 있었다
만남을 두려워하는 사람처럼...
종소리가 울리고
하나,둘 삼삼오오 아이들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휴대폰을 거는 아이
혼자 생각에 잠겨서 내려오는 아이
뛰어가는 아이
가족들에게 둘러쌓여 내려오는 아이
그러던 것이 우루루...몰려오는 통에
나는 까치발을 하고 아이를 찾는다
날은 어둑해져가고
아이를 놓칠세라 목을 길게 빼서 눈동자를 움직인다
아...저기 친구랑 조잘조잘대며 웃고 내려오는 아이의 얼굴이 보인다
아침에 한 올 남김없이 빗질해 올려 묶은 머리가
하루동안의 고뇌의 흔적처럼
흐느적거리며 대롱대롱 메달려 있다
이 순간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얼굴
짊을 벗어내려놓은 듯 홀가분한 아이의 얼굴
손을 흔들고 아이의 이름을 불러본다.
등을 두드리며 안아본다
아이의 친구도 꼬옥 껴안아 준다. 수고했다아~~
셋이 내려오면서,나는 그들속의 이방인이다
묵묵히 들으며 뭔가를 알아내고 싶은 마음인것이다
신호등앞에서
친구와 인사를 나누고 둘 만의 시간...
아이가 내 어깨를 감싸안고 꼬옥 힘을 준다
지금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묻고 싶지만 참고 있는것이 무엇인지
다 안다는 듯 아이는 말없이 나를 껴안으며
그동안의 보살핌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리라
때로는 말하지 않는 무언의 행동들이
얼마나 큰 사랑으로 다가오는지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따뜻한 공기에 취해 있었다
어깨를 두른 손을 풀고
엄마의 손을 꼬옥 잡고
씨익 웃으며 오늘은 책방에 들러서
책이나 왕창 빌려가자며...
씩씩하게 걸어가는 아이를 보며
나는 위로받는 따뜻함에
가슴이 출렁임으로 흔들리는것을 안다.
그래 이젠
네 양 겨드랑이 속에 접어둔 날개을 펴고 날아보렴
첫 날개를 흔들때
너의 그 느낌을 나에게도 말해주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