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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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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사지 석탑


BY 손풍금 2003-10-28

언제쯤 이였는지

하루 일을 놓고 가고 싶은곳이 어디냐 누군가 묻는다면 아무 망설임도 없이 나는

"감포 바닷가에 있는 감은사지석탑요"했던 그때,

 

영동역을 지나면서 기찻길옆에 온마음을 다 주어버리게 피어있는 해바라기와

대책없이 쓸쓸하게 흔들리던  억새풀과 다정하게 한들거리던 코스모스가  기차 차창에 이마를 부비게 하는 오후 한나절.

산중턱에 하늘 그림자를 찾아보노라 깊숙히 고개돌리면 언덕위로 알맞게 비스듬히 구비진 오솔길이 보이는데 그 길을 따라가면 산모퉁이위로 "동해 해물탕"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지나치면서 볕이 잘들고 있는 산속의 그 집을 바라보고 웃었다.
'산채비빔밥집'하면 어울릴곳에 “동해 해물탕”이라니...

산길을 느릿느릿 기어올라 토끼간을 구하러온 충성스런 신하 거북이가 되어 그곳을 지나면서 “동해 해물탕'집을 짝사랑하는 심정이 되었다.

내가 감은사지석탑을 찾게 된 것은 어느 은유구사도 필요치 않는 순전히 말이 주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어감이 가슴속에 휘몰아 머물기때문이였다.

전해져 오는 이야기엔 문무대왕의 유언에 따라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임금의 백성에 대한 충심으로 왜병을 진압하려 화장을 해 동해바다에 묻어 달라는 유언에 신문왕이 부왕의 은혜에 감사하는뜻으로 붙인 이름이 감은사라 했다는

 

감은사지석탑가는길에 은사시나무가 햇살에 눈부시게 출렁이고 있을것임이 틀림없을게고

아마도 서있는 나무잎새마다 감포바다에 머리를 감지않았을까 싶게 투명하게 팔랑거릴것임도 의심하지 않았으며

감포는 바닷속깊이 수많은 햇빛을 숨기고 바닷문을 잠구어 버린 듯 심연깊게 침묵하고 있을것이다 했다.

한쪽 바람은 차고 한쪽 바람은 높았으며

한쪽 바람은 따뜻했고 한쪽 바람은 낮은 감포;

대숲을 지나는 바닷바람에 귀기울이는 평온한 마을을 앞에 두고 언젠가 두고온 동네에 들어선 듯 했는데 그곳엔 내 마음속에 그려온 감은사지석탑과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눈앞에 감은사지 석탑이 있었다.
감은사지석탑을 돌면서 누군가에게 감사드리고 싶은 은혜로움.

그게 누구인지 모른다 해도 내마음에 감은사지석탑을 세우면서 감사와 은혜로움을 세월의 돌탑앞에 내려놓고 흘러간 세월과 남은세월에 대해 서로에게 교신하고 싶었다.

***

언젠가 어느분께서 "천사는 왜 손풍금 곁에만 모여드는가"라는 글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그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 그게 그랬습니다.

................힘내세요. 누구나 , 우리도, 그대도, 나도 우리 모두 어느 한곳 아프지 않는곳이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몹시 엄살을 피우고 어리광을 부리는 제게 등두드려주며 웃음을 보내며 다독거려준것으로.. 말이예요.

 

제가 참 엉터리입니다.

툭 하면 혼자 골부리고

툭 하면 게으름 피우고 방안에 벌렁 누워버리고

툭 하면 다시 벌떡 일어나 으샤으샤 하고 변덕 부리고..

금산장에 갔는데 손님이 없어서 혼자 심심해서 무지하게 골부리고 앉았습니다.

왜 골부렸느냐 하면 쉬지않고 일은해서 돈은 버는데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이것 저것 정리하고 나며 맨날 달랑 달랑 몇천원남는 가계부를 어젯밤에도 정리하면서 이러다 몸아프면 다 끝장난다. ㅡ.ㅡ;

아프지 말아야지. 아프지 말아야지. 하다가

아파버릴까? 하는 오도방정 다 떨다가.. 갖은 몽상을 다하고 있는걸 오늘까지 연장하여

손가락까지 빌리고 여차하면 발가락 까지 빌릴태세로 돈계산하고 있는데

 

"안녕하세요?"하고 손님이 다가선다.

 

"아...네 .안녕하세요."하는데

 

"혹시 통영에 아는분 없으세요?"

 

"통영요?"

 

"네..."

 

"통영?.. "하는데 정신이 번쩍 나며 아줌마닷컴의 골무님이 불쑥 떠올랐다.

 

"아... 아는분 계세요."

 

"누구요?"하고 내 입술을 바라본다.

 

"골무님이라고... 인터넷 하는분인데"

 

"맞습니다. "하는 손님

(맞습니다. 맞고요. 우히히히히......이건 제 말 이고요 *^^*)

 

"골무님이 제 형님인데요. 어제 시댁에 갔었는데 우리 형님께서 이거 전해드리라고 주셨어요"하면서 큰 상자하나를 내놓는다.

 

"이게 뭐예요?"

 

"글쓰실때 따뜻하게 깔고 꼭 앉아서 쓰시래요."하고는 저만치 멀어져 간다.

 

"잉?.. 아이고.. 잠깐만요.. 저기요.. 연락처라도.. 저기요오.... "

 

번쩍 다가왔던 손님은 벌써 저만큼 돌아서 장보러 나온 사람들에 묻혀 모습이 보이지를 않는다.

 

나는 멍하니 서있는데 옆에 있는 사람들이 "이게 뭐여? 이게 뭐랴..."

 

상자를 열어보니 한땀 한땀  박아내려간 천연섬유의 안온함과 정성이 듬뿍 느껴지는 골무님의 마음이 전해져 내몸을 뜨겁게 했다.

 

감사해요...

(장거리에서 앉아있던 어제,

제 몸이 보내주신 깃털위의 방석과 포근한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있는듯 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거구요. 몇번의 주신 답글이 전부였던 골무님 ,

목소리는 훗날을 위해 아껴두렵니다. 

좋은소식 전할때 그때 첫인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