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가을아 벌써 가느냐!
온다는 소리도없이 살며시 다가 서더니
어느사이 간다고 야단 법석인 너를 보면서
오늘도 난 알수없는 허전함을
아니 공허함을 잔뜩 안고서 집으로 돌아왔구나
그많은 사람들속에서 너를 잊어 보려고
인파속을 헤치며 찿았던 명동거리에서
친구들을 만나서 많은 수다도 해보았고
맛있는 점심도 먹어 보았고
갖은 분위기 다잡으며
쓰디쓴 커피를 마셔도 보았고
노래방에서 고래고래 사람고래가 되어
스트레스 푼다고 푼수도 떨어보았건만
이내마음은 왜이리도 공허한지허전한지
텅비어 버린듯한 마음을
먹는거라도 채워 보려는듯 저녁을 먹고도
모잘라 과일과 또다른 과자 부스러기를
바스락 거리며 나를 달래고 있구다.
갈바람이 소스라치게 불어 닥치며 달려있던
단풍들은 모두가 제생을 마친듯 낙엽으로
변화되어 허공을 헤치며 어디론가 떠나고 있는
이가을이 못내 아쉬움을 갖게 하는구나
네가 온지가 얼마되지 않은듯 한데
벌써 간다고 야단 법석을 치른건 뭐람?
조용히 왔음 조용히 있다가 갈것이지...
많은 자들의 가슴속을 그리움으로 잔뜩
헤집어 놓구서 가는건 또 뭐람?
아직 너를 다 느끼지도 못했건만
벌써 간다는 말은 무슨 말이람?
야속한 너 가을아!
조금만 더있다가 가면 안될까?
조금만 나의 가슴에 남아있다가 가면 안될까?
널 붙잡구 싶구나
가지 말아 달라고 말하고 싶구나
나랑 친구 하면서 좀더 내곁에 머물러 달라고
외치고 싶구나.
너는 알려나?
이마음을 ...
너를 사랑하며 그리워하는 이 내마음을
못내 아쉬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며 그리워하는
이내마음을 아냐고 묻고 싶구나
좀더 있어 달라고 애원하고 싶구나
그러나 어쩔수없이 보내야만 하는 마음
내년을 기약하며 또다른 그리움의 겨울을
맞을 채비를 해야만 하겠지?...
꼭 그래야만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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