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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서 버려야 할것..


BY yoon 2003-10-22

유치원에서 돌아온 우리 아들.

"엄마, 저기.. 흔들려"

"뭐가"

"이~~~~"

입을 한아름 벌리며 앞니 하나를 손가락으로 흔들면서 말했다.

"정말!"

벌써 유치가 빠지기 시작할땐가?

기억에도 7살부터 유치가 빠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나는,

아이가 6살이지만 있을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부지런히 옷을 챙겨 근처 치과로 향했다.

아이는 내 손을 꼭 잡고 주사는 안맞는다고 했다.

"그래, 주사는 안맞을 거야.. 대신 선생님께 이를 꼭 보여주어야만 해 알겠지"

아이는 무서웠지만 이가 흔들리는 건 영 개운치 않았던 모양이다.

선생님께서는 아마 이가 어디에 부딪치거나 충격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라고 하셨다.

아직 빠질 이가 아니라면서.. 하지만 어쩔수 없단다.

너무 흔들리기 때문에 뺄수 밖에는

이가 빠지자 많은 양의 피가 나왔다.

아이가 계속 소리를 지르고 울어 피가 금새 멈추진 않았지만 그래도 무사히 빼다는 안도감에 나는 벌써 기분이 좋아졌다.

그때 간호사님이 예쁜 프라스틱 봉투에 아이의 이빨을 담아 뺀 날짜와 위치를 표시에 아이에게 건네 주는 것이 아닌가!

"니 이빨이야.. 잘 보관해, 오늘 참 잘했어"

아이는 자기 이빨을 받아들고 웃으며 병원을 나왔다. 비록 입안에 거즈가 가득했지만..

피가 멈춘것 같았는지 아이는 나에게 거즈를 꺼내어 가져오더니.

자기 이빨을 가져와.. 하는말

"엄마, 피 안나와. 빨리 내 이빨 도로 넣줘"

"어?"

"이빨 넣줘, 그래야 밥을 먹지"

순간 웃음이 나왔다. 무슨 틀니도 아니고 호호!

"원진아.. 이 이빨은 이제 못쓰는 거야. 이제 새로운 이빨이 나올거야."

"근데 이건 왜 줬어?"

"그건 간직하라고 .. 원진이가 첨으로 쓴 이빨이니까 기념으로 준거야."

그리고..또 한마디.

"원진아, 어른이 되는 과정이야. 어른이 되면 엄마처럼 커다란 이가 필요하거든"

"엄마 그럼 내 이빨 다 빼야돼"

"응"

대답을 듣고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장난감을 만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커갔겠지.

유치를 빼가면서 키가 크고 머리가 자라고 생각이 달라지고..

하지만 어른은 그냥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 되가는 것은 내가 사용 것을 버려야 할때도 있다는 것을..

또 커가면서 내게 익숙한 것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기껏 몇년 쓰지못하고 버려야 하는 유치가 아닌 내 삶이 다할때 까지 쓸수 있는

영구치를 얻게 되므로..

깊은 생각은 계속되어...

아직도 내게 유치가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내게 어울리는 영구치로 변화되지 못한 것이 없는지 꼼꼼이 살펴보아야 할것 같은, 

돌아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