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컨데.. -_-사실 난 다른 요리는 다~ 잘 하는데딱~못하는게 많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포기김치다.^^; 인간성 엿보이는 야그같지만 난 김치주는 사람을 젤~루 좋아한다.^^* 하여간 지금까지도 엄마한테서 김장김치를 원조해 먹고 있는 나. 옛날 아주 멋 옛날.. 공포의 포기김치 사건이 있던 그날은 17년전 큰딸 백일 날이었다. 백일을 앞두고 마음만 심란하다. 아무래도 김치라도 담궈 놓아야 될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이론만 강한 나..^*^) 살림 초보시절.. 포기김치 한번 담궈 보진 않았지만 까짓거..한번.. 해보는거야. 포기김치나 겉절이나 뭐 별 차이 있겠떠?~-_-+ 그리곤 결혼때 사온 디따 두꺼운 요리책을 떠억~ 바닥에 펼쳐 놓고는 난생 처음 포기김치를 담그는데 배추 네포기 4등분해서 잘라놓자.. 흐미*,*; 배추가 장난아니게 많다. 읔~-_-++ 두포기만.. 할 것을..ㅡ,-;; 졸지에 잔칫날 앞두고 김장철이 되버린 그날. 심란한 표정으로 널려져 있는 배추들을 바라보며.. 그래..결심했다!-_-^ 꺄~짓거 한번 해보는겨! 다시 심오한 표정으로 천천히 요리책 옆에 펼쳐놓고 김치를 담그는데... (큿~누가보면 김치 개발 하는줄 알았을껴..^^;;) 요리책에서 하라는데로 마늘 생강찧고.. 파썰고.. 소금팍! 고추가루 팍팍!!^^* 하루 왼종일 배추하고 씨름하니 어느덧 포기김치 완성~~~~ 헤~~^ㅡㅡ^;; 내가 해냈떠! 드디어 해냈다구!! 그리곤 잔칫날... 개봉박두!! 쨔쨘~ ^0^ 요리책에 나오는 맛깔스런 김치를 떠올리며 흐뭇한 표정으로 김치통을 여니.. 오머나...세상에나.. 이..이게 뭐여?? *,*; 울엄니도..그렇게.. 담그기..힘들다는.. 그.. 뭐시냐..아 맞따! 빽..빽..빽김치.. 빽김치가 되어 있던겨..@,@; "고춧가루 팍팍 무쳤냥??" 갑자기 이주일 아저씨의 목소리가 내 귓전에 들리는듯 했다. 요리책.. 믿을게.. 아니더라구~ㅜㅜ; 음식상 도와 준다고 대전서 하루 전날 올라온 올케언니.. "어머~김치가 왜이래?" 내가 담근 환상의 백김치를 보더니 그만 놀라 자빠질라 그런다.-,,- (허긴~ 놀랄만도 하지.. 요리 잘하는 언니도 못담그는 백김치를 내가 혼자 담궜으니..쩝..) "에휴~~언냐~~어쩜 좋냥~~~ㅜㅡ;" "푸하하~" 그날 손님들 잔칫상에 올라온 나의 신개발 백김치를 보곤 모두들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어쩌다가 김치가 이 모양?이 됐냐며 경악하며 내게 묻고 또 묻는데..에휴~ 나 그날 백김치 프로젝트에 대해서 하루종일 설명회를 갖느라 무쟈게 바뻤다.-.-;; 하여간 울 첫딸 백일날은 그렇게 졸지에 백김치 신개발 품평회 날이 되버렸지..하하.. 문제는 사람들이 내가 만든 신개발 백김치 맛을 한번 보면.. 두번 다시 먹지 않는거다.. 사실은..나..무쟈게 슬펐다. 누군 뭐..속이 없냥? 칫~ㅜㅜ; 두번 다시 흉내낼 수 없는 백김치!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그 정체불명의 백김치를 너무나도 맛있게 먹는 단 한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나의 사랑스런.. . . 세살짜리 조카 지현이었다. "꼬모! 김치 안매워~~히~^^" "그려~ 지현아~마니 묵어~고모가 지현이 묵으라고 담근겨~ㅜㅜ;" 어흑~ 이렇게 심성고운 고모있음 나와보라 구래!!칫!! 잔치가 끝난 후.. 그 백김치 이쁜 울조카 먹으라고 올케언니에게 싸 주었다. 이렇게 뼈저린 포기김치의 추억을 17년동안 가심에 새기며 살고 있는 나.. 며칠 전 막내딸과 슈퍼엘 갔다. 둘이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장을 보는데 마침 냉장코너에서 포장되어 팔고 있는 포기김치가 눈에 띄자. 그것을 본 호기심 많은 못말리는 막내딸의 한마디. "엄마~저 김치말야" "뭐가?" 딸이 가르키는 포장된 김치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다. "**표 포기김치" "포기김치?" "웅~ 근데 엄마 저김치가 왜 이름이 포기김치인줄 알어?^^" "왜 포기김치인데?" "집에서 김치담그는거 포기하고 걍 사먹으라고 포기김치인가봐~헤~" 흠머!!! 아..아니..이녀석이.. 어..어..어찌 알았지? 내가 포기김치 포기한 것을...어흑~ㅠㅠ; 무서버..무서버.... 울 막내딸이 무서버...ㅡ,ㅡ;; 여러분!! 울딸이 그러는데요~ 포기김치는요~ 집에서 김치 담그는거 포기하고 슈퍼에서 사먹는게 포기김치래요!! 나 정말.. 야때문에 몬 살겠떠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