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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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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0원 짜리 영화 한편


BY 동해바다 2003-10-18


고속버스요금 왕복 39,800원 
영화관람요금 6,000원쯤 할까... 
간식비...찜질방비 등등.. 

[황산벌]인지 [여왕벌]인지 기대하고 고대하던 영화가 나온다고 
서울까지 가서 봐야겠다는 아들의 열정을 누가 말리랴... 

꿈속에서까지 박중훈이 나타나 '너 나보러 안올거냐' 했다는데... 

이곳 후미진 시골까지 영화가 내려오려면 한달남짓 걸리는데 어찌 기다리겠냐고.. 
굳이 비싼 버스요금 내가면서 서울에 가서 영화 한편 때리고 오겠다는 아들을 
말릴수 없다. 

친구들에게...영화보러 갈사람.....했더니..다들 미쳤다고 했단다.
그중 한 미친넘이 동행을 해서 오늘 저녁 7시차로 올라가기로 했단다. 

- 잠은 어데서 잘려구....늦은시간에 - 

- 뭐 아무데서나 자지 모..갈데없음 찜질방이나 가든지 - 

요즘 이곳 아이들은 방학때가 되면 무리지어 서울가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있다. 
태어나서 처음가는 넘...수시로 댕기는 넘.. 
촌스러움의 극치를 나타내면서 도시를 둘러보며 눈이 휘둥그래지는 순박한 넘들.. 
무리지어 동대문의 두타니 밀리오레니 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굳이 갈라져서 
친척집에 잘 필요 없이 모두 모여 싼돈으로 숙박할수 있는 찜질방을 택한것은 
요즘 세태의 반영일 것이다.. 

- 그나저나 영화한편에 오만원 되는거네 그럼 - 

- 응 -

- 아깝다는 생각들지 않니 - 

- 아니 정말보고 싶은 영화는 그런 생각 안들어 - 

뭐든 열정적으로 빠져들수 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공부에 푹 빠져....공부밖에 모르는 애들보다는... 
이런저런 경험도 해 보면서 지내는 학창시절... 

모든게 추억이 되리라...... 

지금쯤 학교에서 돌아와 분명 컴 앞에 있을 아들에게 폰이나 두들겨줘야겠다.
밥 챙겨먹고 잘 댕겨 오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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