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마포 구청 에서 열리는 여성 백일장에 갈려고 하는데
이 남자 나의 남편 은 오늘따라 뭉기적대며 이불 속에서
나올생각을 하질않는다
시간은 11시 까지지만 적어도 9시에는 집을 나서야 하는데
어서 밥을 맥여서 보내놓고 설겆이 까지 끝내놓고 가야 하거늘
그래서 일부러 그릇을 소리내어 덜거덕 거리니
이 남자 "아 아침부터 여자가 조용 조용하지 못하고~~오.."
하면서 짜증을 부린다
그래서 난 더 큰소리로 "나 어디가야 한단 말이야"했더니
투덜투덜 하면서 그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킨다
참고로 내 남편 체중은 92키로르램임
물론 자영업이라 가금씩 늦게 나간다
젊었을땐 늦게 나가도 별로 밉지 않더니
요즘 나이들고 보니 남편도 늦게 누워있는걸 보면
속에서 울화가 치민다 (나만 그런가???)
그러자 내가 서두르며 운동화 챙겨신고 이것 저것 가방에
집어 넣으니 남편이 이상한지
어디가냐고 심각하게 묻는다 ( 또 참고로 난 남편에게 미리 말하면 꼭 안되는 말도 안되는 징크스가 있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묻지마 관광 간다"고
우리 남편 눈이 화전등 만 해져서 진짜냐고 해서
그렇다고 해놓고 부랴 부랴 집을 뛰쳐 나와서 버스타고 모래내에 내려서
다시 걸어서 성산동 성미산으로 땀을 흘리면서 올라왔다
그런데 뭔 여자들이 그렇게 부지런한지
화장까지 하고 옷도 어찌나 맵시나게들 하고 왓는지
그리고 다들 친구들이랑 삼삼 오오 모여서 재미있게 소풍 나온것같다
난 외로이 홀로 앉아서 차례를 기다렸다
드디어 주제 발표
산문 :평화 통일
시:만남
난 언제나 산문만 써 왔던 터에 이 무슨 주제가 이렇단 말인가
정말 아득하고 범위가 너무 넓어서 엄두가 나질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시를 써 보자고 순간 뇌리를 스쳤고
되든 안되든 머리를 짜내서 써내려 갔다
거의 단 시간에 .....
왜 냐면 원고를 제출해야 점심을 먹을 수 있었으므로
그렇게 남들보다 일찍 써 내고 밥을 타와서 먹었다
그랬더니 나중에 쓴 사람들은 밥이 모자라서 다시 주체측에서 밥이 올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드디어 등수 발표
난 정말 추호도 기대를 하질 않았었다
단지 경품이 아주 푸짐했으므로 (본상 못지 않음)
어쩌다 경품이나 하나 맞이 않을까 하고 자전거나 아니면 올해 고추가루가
비싸니까 5킬로짜리 한 포대 걸리려나 하고 박수치며 웃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의 이름 석자가 불리어 지고 있는게 아닌가
난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장원은 티브이였고 우수상도 조금 작은 티브이였는데
가작인 나는 전자 렌지였다
그 상을 수상하고 전자렌지를 번쩍들고 내려왔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하지만 들고 갈일이 또 걱정이다
그래서 남편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나의 남편 왈
"왜""나 백일장에서 전자렌지 탔어 .무거워서 못가겠어 당신이 좀오면 안되??"
하자 " 또 주접떨고 있네....알았어 .뚝"
세상에 세상에나 이렇게 김이 빠질줄이야
그래도 내가 상을 탔다는 업된 기분에
도로까지 들고 내려와서 잘난 남편 차를 타고 집으로 왓다
차에서 이남자 "뭐 묻지마 관광 간다며???"하며 슬슬 웃는다
참 경품은 하모니카도 하나 타다가 막내 아들 줫더니 입이 한바가지 벌어지며
이녀석 하는말"어?? 우리엄마 제법인데??"
이건또 무슨 칭찬 법인지 .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난 이래도 저래도 나혼자만의 행복과 만족이 있으므로
그저 기분만 좋았다
그문제의 만남 이란 시
~만남~
어머니 나의 어머니
당신과의 만남은
어언간 47년
반세기를 넘기고 있더이다
그리고 당신의 머리엔 어느새
흰서릿발이 소소히 내려앉더니
고희의 언덕배기
황혼 들녁을 서성이더이다
어머닌 우리 여덟딸들을..
커다란 여덟개비의 가시를
조그만 가슴팍에 꽂고서
72년이란 세월을 달려오더이다
종부로써 도리에 주눅들어
주먹같은 설움덩어리
목구멍으로 삼키며
지아비를 향한 섬김에
그 한 세월 가더이다
지난 가을의 어느날
당신께선 아주 작은 목소리로
"회자정리"라고 ....
그리고 이것은 다음 만남의 기약이라고 ...
다시는 만날수 없는 만남을
댕그머니 남겨두고
아쉬운 생에서
멀어져 멀어져 가더이다 .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