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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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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손이 그리운 9월 하늘...


BY 동해바다 2003-09-26

 

쭈글쭈글하지만 내 손을 꼭잡고 있는 어머님의 손은 무척이나 보드랍다.
서너개의 혈압상승제와 영양제등을 맞고 있는 어머님의 손목에 감겨져 있는
끈을 풀어드리고 내 손으로 대신한다.

무의식적으로 빼버리기 때문에 병상침대 옆에 꼼짝못하게 손을 묶었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간병인은 우리가 없는 사이 조금이라도 편하고져 자신의 이기심을 끈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긴병에 효자없지 않던가.
나역시 하루종일을 간병한다면 그 못지않게 행동하겠지..

병동 6층 창가에서 바라보는 가을의 하늘은 순백의 솜사탕을 잔뜩 부풀려
놓고 예쁜 그림을 수놓으며 가을타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고 있다.
엉거주춤 어머님 곁에 앉아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움직이면 곧 깰것 같아..

보드라운 어머님의 손을 잡고 있으니...
울엄마의 손을 언제 잡아봤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억조차 없다....
가물가물하다.

갑자기 눈가에 빠른속도로 눈물이 고이는 걸...
깜빡거림으로 이내 사라지게 만든다.
그러면서 가슴밑...치받혀 오르는 울컥함이 나를 짖누른다.

하얀 가재수건 가슴에 달고 엄마손 잡고 학교에 등교하던 시절..
엄마손 이끌고 구멍가게 가서 맛난사탕 사달라고 하던 날들..
이후....
언제 잡아 봤을까....

울엄마의 손은 거칠기만 하다.
그 거친 손으로 담궈주는 김치도 먹고 싶고...부침개도 먹고싶다.
체할때면 어김없이 등을 두드려 주면서 '넌 찬음식 절대 조심해야 해'
하던 울엄마의 손...

병실....어머님의 손을 잡고 울엄마의 손을 그려본다.

하얀 화선지위에 빨아들인 파란 잉크처럼 푸르기만 한 하늘...
9월의 하늘은 왜 저렇게 얄미워 보일까..

 

P.S

오랜만에 들어와 남겨놓은 흔적..

그 꼬리에서 반가운 닉들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닉으로만 봐도 반가운 사람들...

그 사람들이 있어 조금이라도 행복한가 봅니다.

글 올린 후...곧바로

평지풍파가 계속되고..

가게침수 뒷정리..어머님의 장기간입원..남편의 병적인 음주..어지러운 날들속에

제 역할을 하느라 무척 힘들었습니다.

오늘 다시 들어와 본 님들의 꼬리에 감사말씀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