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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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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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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업일지 5.


BY 짱아찌 2003-09-25

합격자 발표 이후,

우리 남편 어깨는 하늘이 어디메뇨하며 헤메고 다녔고,  만나는 사람마다 축하술 먹어야 한다며 가뜩이나 술 좋아하는 사람이 술핑계가 하나 더 늘었지요.  술한잔을 먹어도 나하고 먹어야 하고 분위기를 내도 나하고 내야하는것 아닌가요?

 원님덕에 나팔 분다고 그 때 우리 주위사람들 한 동안 술걱정 안하고 살 정도였지요.

 시험만 붙으면 "천상천하 유아독존" 왕비대접 받고 살줄 알았는데, 아이고~~ 내 팔자야 그 정반대가  되어버렸지요.

 그동안 외조의 공이 크다며 오히려 큰소리 뻥뻥치며 기세가 등등한 저의 남편.

그래서 저도 현모양처(?)의 본성을 발휘하여 한번만 봐주기로 했읍니다.

사실 저의 남편 그동안 고생 많이 했읍니다.

저를 대신해서 아이챙기랴, 밥해결하랴, 세탁에 청소까지 거의 남편의 몫이였지요.

더욱이 그 짠돌이같은 그가  8개뤌동안의 학원비와 책값, 식비,간식비에 교통비 만큼은 아끼지 않고 챙겨주었읍니다. 힘든데 버스타지말고 택시타고 다니라고 하면서 말이예요.....

시험준비 기간중 회사를 퇴직한 형편이라 경제적,마음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솔직히 저의 남편, 속으로는 애가 많이 탔을겁니다.  저는 남편에게 넘어진김에 아예 쉬고 가라고 마음편히 생각하라고 했지만 어디 남편들 마음이 그럴까요......

속마음은 까맣게 숯덩이가 되었을 망정 겉으로는 표시내지 않는 남편을 보고 전 속으로 다짐했지요.

"그래 자기야.내가 꼭 붙어서 인생역전 시켜줄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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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전화통 불이 났었읍니다.

아주 친한사이 아니고는 그 누가 그집 여자 시험결과를 궁금해할까마는, 못 말리는 저의 남편  전화번호부 펼쳐놓고 핸드폰까지 검색해가며 여기저기 합격통보를 해댔으니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았다면 제가 사법고시에라도 붙은 줄 알았을 거예요.

그때 저희가 경주에 살고 있었는데 원래의 연고지가 경기도와 인천인 관계로  그 전화는 거의 다 비싼 시외전화였었는데.....

 그때 술값과 전화요금을 다 합치면? 아마 보통 셀러리맨의  한달치 월급 정도가 날라갔을겁니다.

 

하여간 이렇게해서 남편과 제가 목표했던 1단계 목적은 이루어졌읍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장래의 일을 생각해야 했지요.

같은 직종에서 10년 넘게 근무해 온 남편은  그 일에 대해 넌더리를 내고 있었고  저역시 남들같지 않은, 약간은  평범치 않고 3교대로 돌아가는 터에 1년에 4개월정도는 밤과 낮을 바꾸어서 생활해야하고  남들 쉴때 더 바빠지는 그 직업을 이제는 그만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더더구나 정년이 보장되지 않은 그 일이 우리 가족을 책임져주지는 않을거란 생각이 드니 한살이라도 덜 먹기전에 든든한 철밥통을 만들어 놔야 했지요.

그렇게 의견의 일치를 보고 나니 우리의 2차 목적은 자연히 " 컴백홈"이  되었지요.